선관위, 투표자 수 오입력 인지 뒤에도 정정 제한
핵심 요약
중앙선관위가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자 수 오입력을 인지하고도 과거 시간대 수치의 정정을 제한하는 지침을 두 차례 전달했다. 김포시 구래동에서는 잘못 입력된 수치를 공식 정정하지 않고 내부 시스템에서 다른 투표소에 분산해 전체 숫자를 맞춘 정황이 확인됐다. 합동수사본부는 정정 제한과 내부 수치 조정 과정에 선관위 지도부의 승인 또는 묵인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자 수 오입력 사례를 파악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과거 시간대 수치를 고칠 수 없다는 내부 지침을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앙선관위 실무자는 오후 2시 30분께 시·도 선관위에 메일을 보내 잘못된 입력 방식과 수정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오류가 있는 지역은 즉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전 시간대 수치는 수정할 수 없어 뒤늦게 발견하면 차이가 커져 정정조차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중앙선관위는 앞서 오전 8시 30분께 7시 보고 자료를 고친 뒤 공개 수치보다 투표자 수가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후에는 수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안내했다. 불가피한 정정은 중앙선관위 담당자의 승인을 받도록 했고, 기존 보고에 큰 오류가 없다면 다음 시간대 집계에서 수치를 가감하도록 했다. 경기 김포시 구래동에서는 특정 투표소 수치가 잘못 입력됐지만 동 전체 투표자 수는 정정되지 않았다. 내부 시스템의 초과분을 구래동 내 다른 투표소에 나눠 입력해 전체 숫자를 맞춘 정황도 드러났다.
투표자 수는 사전투표일과 본투표일에 한 시간 단위로 집계돼 실시간 투표율로 공개된다. 읍·면·동 선관위가 투표관리관의 시간대별 보고를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하고, 구·시·군 선관위가 이를 취합해 투개표보고시스템에 보고하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반영된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투표소별 내부 수치는 별도 승인 없이 고칠 수 있고, 공개되는 구·시·군 단위 수치도 시·도 선관위 허가를 거치면 정정할 수 있다. 정식 수정 절차가 마련돼 있는데도 별도 지침으로 정정을 제한한 셈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개 수치를 바꿀 때 불거질 수 있는 부정선거 논란을 피하려고 정식 절차 대신 내부 자료를 조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최근 합동수사본부 조사에서 오류가 생길 때마다 공개 숫자를 고치면 오해를 살 수 있어 추후 수치를 맞추도록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반복된 수정 제한 지침에 조작 의도가 의심된다며 위철환 선관위원장 대행을 비롯한 지도부의 승인이나 묵인이 있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