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인권침해, 국가·경기도 공동책임 인정
핵심 요약
선감학원 피해자와 유족 3명이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국가와 경기도의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하고 총 2억2888만원을 함께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경기도의 실질적 운영·관리와 국가의 관리·감독 부재가 모두 피해에 대한 책임을 구성한다고 판단했다.
선감학원에 강제로 수용돼 노역과 가혹행위를 겪은 피해자와 유족들이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는 지난달 9일 수용 피해자와 유족 등 원고 3명에게 국가와 경기도가 총 2억2888만원을 공동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들은 1960~1970년대 선감학원에 수용된 피해자들과 피해자의 유족이다.
원고들은 국가와 경기도가 위헌·위법한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시설에 가둔 뒤 강제노역과 가혹행위에 노출해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국가 측은 운영 주체가 경기도이고 피해를 국가의 부랑아 정책 탓으로 볼 수 없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경기도 측은 국가가 시설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했으며 자신들은 하위 행정기관으로서 위임받은 업무를 처리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양측 모두 원고들이 청구한 위자료가 과도하다는 입장도 냈다.
재판부는 시설 운영의 책임을 국가나 경기도 어느 한쪽에만 돌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도가 위헌·무효인 조례를 근거로 비용을 지출하며 시설을 실질적으로 운영·관리했고, 수용 아동의 신체 자유를 침해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봤다. 국가는 이 같은 경기도의 행위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인정됐다. 법원은 두 피고의 행위가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직접 피해자와 가족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함께 배상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경기 안산 선감도에 세워졌다. 부랑아 교화를 명분으로 8~18세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입소시킨 뒤 노역을 시키고 폭행과 학대 등 가혹행위를 가한 시설이다. 광복 이후 경기도가 인수해 운영을 이어갔으며 1982년 9월까지 존속했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선감학원 수용자 전원을 아동 인권침해 사건의 피해자로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시설의 실질적 운영과 국가의 감독 부재를 하나의 공동 책임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