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컴공 선택률 급락…철학과 취업률은 역전
핵심 요약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컴퓨터공학부 선택 비율이 2023년 28.8%에서 올해 12.9%로 급감했다. 컴퓨터공학부 취업률과 입시 경쟁률은 낮아진 반면 전기·정보공학부와 철학과 지표는 상승했다. AI가 코딩을 수행하는 범위를 넓히면서 언어·맥락 이해와 문제 해결 역량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컴퓨터공학부를 선택한 학생 비율이 2023년 28.8%에서 올해 12.9%로 절반 넘게 줄었다. 올해 2학기에는 3.5%, 3명까지 떨어졌다. 정원 150명 안팎인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전공 없이 입학한 뒤 2학년 때 의대·간호대 등을 제외한 전공을 선택한다. 컴퓨터공학부를 택했다가 올해 다른 학과로 옮긴 학생도 8명이다.
2020년 이전에는 취업에 유리한 상경 계열에 수요가 집중됐지만, 개발자 채용이 확대된 2021년부터 컴퓨터공학부에 해마다 60명 안팎이 몰렸다. 챗GPT가 등장한 2023년에는 69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컴퓨터공학부 졸업생 취업률은 2021년 86.8%에서 2025년 72.6%로 하락했고, 수시 일반전형 경쟁률도 2020학년도 7.59대 1에서 올해 4.31대 1로 낮아졌다.
코딩을 지원하거나 직접 수행하는 AI가 확산하면서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비교 우위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학내에서 제기된다. 반면 반도체 기업 취업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전기·정보공학부 선택자는 2021~2025년 매년 9~14명 수준에서 올해 18명으로 늘었다. 철학과 취업률도 2021년 55.6%에서 2025년 77.3%로 상승해 작년 기준 컴퓨터공학부를 앞섰다. 철학과 수시 경쟁률은 9.92대 1에서 올해 15.56대 1로 뛰었다.
기업 채용에서도 컴퓨터 언어 구사력보다 인간의 언어와 맥락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미국 4년제 대학의 2025~2026학년도 컴퓨터공학 신입생은 전년보다 8.1% 감소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5월 케임브리지대 교수 헨리 셰블린을 철학자로 채용했고, 앤스로픽은 철학자 아만다 아스켈에게 AI 윤리 강령 구축을 맡겼다.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전공 선택의 효용을 주산에 빗대거나 철학과 진학이 나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