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전공 판도 뒤집은 반도체 열풍
핵심 요약
서울대 공대 광역모집에서 전기·정보공학부 선택률이 2023년 20.9%에서 2026년 89.2%로 상승했다. AI 산업의 하드웨어 중심 확장과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이 학생들의 전공 선호에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인재 양성 확대와 함께 단기 산업 전망에 치우친 전공 선택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광역모집 학생의 전기·정보공학부 선택 비율이 2023년 20.9%에서 2026년 89.2%로 급등했다. 선택 인원도 같은 기간 9명에서 33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2023년 72.1%로 가장 높은 선호를 받았던 컴퓨터공학부를 전기·정보공학부가 앞지르면서 공대 전공 선택의 중심축이 뚜렷하게 바뀌었다.
광역모집은 학생이 입학한 뒤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기계공학부, 산업공학과, 전기·정보공학부, 컴퓨터공학부, 항공우주공학과, 화학생물공학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제도다. 2026년 배정 결과에서는 전기·정보공학부에 선택이 집중된 반면 기계공학부와 산업공학과 등의 선택률은 매우 낮았다. 전공 탐색의 기회를 넓히려 도입한 제도에서 학생들의 선호 격차가 수치로 선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전공 판도를 바꾼 배경에는 AI 산업의 관심 영역이 코딩에서 반도체와 서버, 통신 장비 등 하드웨어로 넓어진 흐름이 자리한다. 전기·정보공학은 AI 연산에 필요한 반도체와 통신, 전력 기술을 비롯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폭넓게 다룬다.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성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AI와 로봇, 자율주행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선호를 높인 요인이다.
서울대는 반도체 인재 수요에 대응해 2019년 연간 80명 규모의 인공지능형 시스템반도체 연합전공을 추진했고, 2023년에는 전기·정보공학부 안에 57명 규모의 시스템반도체공학 전공 신설을 추진했다. 다만 전기·정보공학부 정원은 2022년 기준 150명이며 세부 분야별 졸업생은 20~30명 수준에 그쳐 정원 규제와 교수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졸업까지 약 4년 동안 산업 환경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기업 실적과 단기 전망에 치우친 선택이 적성과 장기 진로 탐색을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