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신입생 수학 격차에 수준별 교육 추진
핵심 요약
서울대 공대가 이르면 내년부터 신입생 수학 역량에 따라 교육과정을 차등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초수학 배정 비율은 2024년 12%에서 올해 22%로 늘었고 정규반은 79%에서 69%로 줄었다. 수능 출제 범위 축소와 심화 수학 학습 기회 부족이 첨단 분야 인재 교육의 부담으로 떠올랐다.
서울대 공과대학이 이르면 내년부터 신입생의 수학 기초 역량 평가 결과에 맞춰 교육과정을 달리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수한 학생에게는 일부 기초 과목의 수강을 면제하고, 역량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보충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은 지난 3월 유사한 제도를 먼저 도입했다.
매년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치르는 수학 특별시험에서도 학생 간 격차가 뚜렷해졌다. 하위 수준인 ‘기초수학’ 배정 비율은 2024년 12%에서 올해 22%로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상위 수준인 ‘고급수학’ 비율도 같은 기간 7%에서 8%로 늘었다. 반면 일반 수준의 ‘정규반’은 2024년 79%, 2025년 72%, 올해 69%로 계속 줄었다. 시험 결과에 따라 학생들은 고급수학, 정규반, 기초수학, 미적분학의 첫걸음 등 네 단계 교과목에 배치된다.
수학 역량의 분화는 대학입시 수학 출제 범위가 교육과정 개편 때마다 축소된 흐름과 맞물려 있다. 2021학년도에는 수학 가·나형 구분이 사라지면서 기하와 벡터가 제외됐고, 2022학년도부터는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가운데 한 과목만 선택하는 체계로 바뀌었다. 2028학년도부터는 문·이과 구분 없이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만 출제돼 심화 과목이 모두 빠진다. 수능 과목 중심으로 수업이 편성되는 일반고에서는 심화 수학을 배울 기회가 제한되고, 학교와 사교육 참여 여부에 따라 학습 범위와 깊이도 달라지는 상황이다.
서울대 공대는 입학 단계부터 높은 수학 역량을 갖춘 학생과 충분한 학습 기회를 얻지 못한 학생이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기초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미적분과 확률·통계, 기하, 벡터를 바탕으로 하는 AI·반도체·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이런 격차가 대학의 보충 교육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화 수학 경험이 부족한 학생이 늘면 대학이 기초 과정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첨단 분야 연구개발 인재의 창의적이고 엄밀한 사고력을 키우는 데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