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폭염 중대 경보…쪽방·노점 덮친 37도 열기
핵심 요약
서울 동남·서남권에 올해 첫 폭염 중대 경보가 내려져 4일 오전 11시 발효된다.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들이 쉼터, 얼음컵, 쿨링포그에 의지해 폭염을 견디고 있다. 영세 상인과 야외 근로자도 전기료 부담과 달아오른 작업 환경에 노출됐다.

3일 서울 동남·서남권에 올해 첫 폭염 중대 경보가 내려졌다. 발효 시점은 4일 오전 11시다. 이 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넘게 이어진 곳에서 하루 이상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기상청은 야외 활동과 작업을 중단하거나 미뤄 달라고 당부했다.
낮 기온이 37도를 웃돈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는 주민들이 16평 남짓한 무더위 쉼터로 몰렸다. 오후에 이미 7명이 자리를 잡았고, 한 주민은 쓰러질 듯 덥다며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다. 3평가량의 방에서 8년째 사는 김모(70)씨는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 한 대뿐이라며 밤을 걱정했다. 쉼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쪽방 생활 10년째인 강모(71)씨는 2층 복도의 공용 에어컨 냉기가 방까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18년째 거주한 김범택(62)씨는 매일 쉼터에서 얼음컵 5~6개를 챙겨 밤을 견딘다. 다리나 허리가 불편해 4층 쉼터에 오르기 힘든 노인들은 서울시와 종로구가 2023년 설치한 쿨링포그 아래에서 4분마다 나오는 물안개로 열기를 식혔다.
박상호(70)씨는 달아오른 방과 공원을 피해 노숙인 센터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에어컨 아래 잠을 청했다. 서울역 노숙인 쉼터 드림씨티 이용자는 평소 150명에서 최근 200~250명으로 늘었고, 서울 전역 노숙인 무더위 쉼터 이용 인원도 2023년 13만3543명에서 지난해 15만8471명으로 증가했다. 창신골목시장에서 40년째 반찬 가게를 운영한 최정님(87)씨는 월 30만원인 냉장고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을 켜지 못한 채 작은 창문에 의지했다. 신촌에서 25년째 구두 수선방을 지킨 최춘원(95)씨도 지난달 수입이 7만원에 그쳐 1평 미만 컨테이너의 에어컨과 선풍기를 껐다. 인근 대학 정문 앞 주차 경비원은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 얼린 500mL 물병을 사용했지만 20~30분이면 미지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