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증시, 아시아 AI 투자심리 가늠자로 부상
핵심 요약
한국 증시가 아시아 거래 시간대의 AI·기술주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부상했다. 코스피의 움직임은 일본과 중국 기술주뿐 아니라 나스닥100과도 강한 동조 흐름을 나타냈다. AI 상승세가 성숙하면 기업 실적과 환율, 정책 차이가 시장별 흐름을 다시 갈라놓을 수 있다.
한국 증시가 세계 인공지능 투자 흐름을 빠르게 반영하는 시장으로 떠올랐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외국인 자금 이동에도 민감해, AI 투자 기대가 바뀌면 주가가 다른 시장보다 먼저, 때로는 더 큰 폭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이에 따라 서울 시장은 아시아 거래 시간대의 기술주 심리를 확인하는 주요 기준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코스피와 일본 닛케이225는 AI·반도체 관련 기업 비중이 높고 거래 시간도 대부분 겹치면서 함께 움직이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지난 수요일 일본 전자부품 공급업체 이비덴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도쿄의 관련 종목이 급등해 닛케이225가 장중 2,000포인트 넘게 올랐지만, 코스피 상승세가 약해지자 일본 증시의 동력도 둔화했다. 한국 주가의 변동이 일본 기업 실적 같은 현지 요인보다 강한 영향을 주는 장면이 나타난 것이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도 연결 고리가 강화됐다. 하나증권 김경환 연구원은 지난 4월 이후 중국 기관의 기술주 투자 확대와 개인의 신용거래 급증이 코스피의 반도체 중심 상승세와 밀접하게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이후 7월 한국에서 시작된 충격과 미국발 악재가 투자심리와 평가가치를 압박하면서 중국 기술주 지수와 신용거래 잔액도 큰 폭으로 내려갔다.
미국 기술기업의 AI 인프라 지출이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실적 전망을 좌우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코스피와 나스닥100의 동조화도 심해졌다. 두 지수의 60일 상관계수는 최근 약 0.50으로 올라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피보나치 애셋 매니지먼트 글로벌의 윤정인 대표는 AI 상승 국면이 성숙하면 기업별 실적과 가치평가, 환율, 국가별 정책 차이가 다시 시장 성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해 현재의 높은 상관관계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