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비사업 확대에 전월세 수요 급증 우려
핵심 요약
경실련은 서울시 정비사업 계획으로 5년간 기존 주택 22만5000호가 멸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간 4만5000가구의 이주 수요가 더해지면 서울 전월세 수요가 8%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비사업 이후 가격 격차와 미흡한 개발이익 환수 실적을 들어 정책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일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 확대 정책이 대규모 이주 수요를 만들어 전월세 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 제시한 계획은 2031년까지 정비사업으로 주택 31만호를 착공하고 순공급량 약 8만5000호를 확보하는 내용이다. 경실련은 두 수치의 차이를 토대로 5년 동안 기존 주택 22만5000호가 사라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이 제시한 단순 계산상 연평균 멸실 규모는 4만5000호다. 서울에서 한 해 체결되는 전월세 계약 약 60만호와 비교하면 정비사업 이주 가구가 시장에 추가될 경우 전월세 수요가 8%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실련은 주택 공급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를 흡수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며 정책 재검토를 요구했다.
정비사업 이후 주택 가격 격차가 확대된 사례도 제시됐다. 서초구 녹원한신아파트와 인근 동아아파트는 재건축 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지만, 녹원한신아파트가 메이플자이로 재건축된 뒤 실거래가 차이가 약 22억원까지 벌어졌다. 경실련은 정비사업이 고가 아파트 공급으로 이어지고 개발이익이 일부 소유자에게 집중되면서 무주택 시민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 환수 장치의 집행 실적도 문제로 제기됐다. 경실련은 용적률 상향과 도시 정비, 공공시설 설치 등 사회적 여건에서 생긴 일정 수준 이상의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재건축 초과이익을 실제 징수한 단지는 1곳뿐이었고, 조합원이 전액 납부한 단지는 없었다. 재개발에는 별도의 초과이익 환수제도도 없어 경실련은 전월세난과 자산 불평등을 키울 수 있는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