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투리 녹지, 폭염 속 보행 그늘로
핵심 요약
서울 도심의 자투리 공간에 조성된 정원이 폭염 속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1315곳, 91만㎡에 도심정원을 조성했으며 이 중 41만㎡는 인공포장이나 방치 공간을 녹지로 바꾼 곳이다. 옥상녹화와 나무 그늘의 온도 저감 효과를 바탕으로 시민 이동 경로를 잇는 보행그늘권을 확대한다.
서울에 이틀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난 5일 오후 2시께, 서울시청 앞 도심정원의 나무 그늘과 식물 터널은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의 쉼터가 됐다. 당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9.2도였다. 지하철역을 나온 박모씨(53)는 더위를 피해 벤치에 머문 뒤 그늘진 식물 터널로 이동했고, 직장인 최모씨(28)도 서울광장 옆 나무 아래에서 더위가 한결 덜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장 측정에서도 녹지가 만든 온도 차이가 확인됐다. 시설관리자가 물을 뿌린 서울광장 바닥은 곧 36도까지 올랐지만, 바로 옆 나무 벤치 아래는 34도를 가리켰다. 옥상녹화를 마친 67개 건물의 평균 표면 온도는 31.1도로 인근 비녹화 건물의 33.5도보다 2.4도 낮았다. 동대문구 동부시립병원은 녹화 구역 34.2도, 옆 비녹화 구역 43.1도로 약 9도의 격차를 보였다.
서울시는 대규모 녹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도심 여건을 고려해 2023년부터 도로변과 골목길, 교통섬, 가로수 아래, 옥상 등 남는 공간을 정원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전역 1315곳에 91만㎡ 규모의 도심정원이 조성됐다. 이 가운데 45%인 41만㎡는 시멘트와 아스팔트를 걷어내거나 방치된 공간을 바꾼 녹지다. 포장을 없앤 자리에는 나무와 꽃, 풀을 심어 쉽게 달아오르는 불투수면을 줄였다.
서울시는 정원과 가로수, 생활권 녹지를 연결해 시민의 이동 경로에 그늘이 이어지는 ‘보행그늘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도시의 녹지 총량뿐 아니라 시민이 실제로 걷는 공간의 그늘이 폭염 노출을 줄이는 주요 요소로 제시되는 만큼, 자투리 정원과 도심 녹지축을 촘촘하게 잇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집을 나선 순간부터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녹지와 그늘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다음 단계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