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더위 가르는 ‘나무 그늘’ 격차
핵심 요약
서울에서는 도시숲 비율이 30%를 넘는 자치구의 여름철 평균 지표면 온도가 더 낮았다. 시카고 관찰 연구에서는 나무 그늘 증가와 전체·질환별 사망률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자치구별 녹지 격차가 큰 만큼 작은 숲과 한 그루의 나무도 폭염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전국에서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자치구별 도시숲 비율이 여름철 지표면 온도 차이와 맞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서울 25개 자치구를 분석한 결과, 나무가 구 면적의 30% 이상을 덮은 지역은 녹지 비율이 낮은 지역보다 평균 온도가 낮았다. 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질수록 온도 차이도 더 뚜렷해졌다.
도시숲 비율은 강북구가 62.3%로 높은 수준을 보였고 종로구 61.1%, 관악구 57.4%, 은평구 52.2%, 도봉구 51.3%가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나무가 덮고 있다. 반면 영등포구는 5.8%로 가장 낮았으며, 강서구와 성동구도 각각 10.2%, 10.8%에 그쳐 자치구 사이의 녹지 격차가 컸다.
미국 시카고에서도 나무 그늘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수관 면적과 여름철 최고기온, 사망자 수를 추적한 결과, 그늘 면적이 1% 늘 때 전체 사망률은 약 9.8% 낮아지는 관계를 보였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9.2%, 호흡기질환은 11.3%, 정신질환은 16.4% 감소하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가장 더운 지역에서는 나무가 줄수록 사망률이 가파르게 높아졌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시카고에 해마다 나무 1만4000그루를 추가로 심으면 그늘 비율이 0.03%포인트 늘고, 연간 약 105명의 사망을 막는 것과 연관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다만 관찰 연구여서 나무 증가가 사망률 감소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무는 뿌리로 흡수한 물을 잎에서 증발시키며 주변 열을 낮추고, 그늘로 햇빛을 차단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폭염을 사실상 국가적 재난 상황으로 규정하고 생명과 안전을 위한 정책 대응의 수준과 범위, 속도를 최대한 높일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