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 향한 청년층의 고위험 주거 선택
핵심 요약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청년층의 몸테크 수요가 서울 노후 빌라로 이동했다. 주거 불편과 장기간의 사업 위험에도 신축 아파트를 기대한 재개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무주택 청년층이 과도한 위험 없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공급·금융 대책이 요구된다.
서울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노후 주택에 직접 거주하며 정비사업의 결실을 기다리는 이른바 ‘몸테크’의 무대가 재개발 빌라로 옮겨가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재건축 아파트가 주요 선택지였지만, 도시정비사업이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사업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면서 상당한 자금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1년간 수도권에서 준공 20년을 넘긴 아파트 가격은 6.59% 상승해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상승률 3.64%의 두 배에 가까웠다. 재건축 기대가 있는 구축 가격까지 뛰자 30대 사이에서는 재개발 빌라 매입이 확산했다. 인천 신축 아파트 전세에서 나와 서울 중랑구의 오래된 빌라를 산 신혼부부가 있고, 서울 출신 무주택자는 관악구 노후 빌라를 택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전 무허가 건물을 매입한 사례도 있다.
노후 빌라 거주자는 녹물과 결로, 주차난을 감수하면서 재개발 뒤 서울 신축 아파트 소유권을 얻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말 ‘몸테크’ 검색 빈도는 최대치인 100을 기록하며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소득이 집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 데다 신축과 구축 가격이 함께 뛰었고, 갭투자와 은행 대출을 활용하기도 어려워지면서 무주택 청년층이 선택할 수 있는 내 집 마련 경로는 한층 좁아졌다.
이 같은 움직임을 단순히 큰 시세 차익을 노린 과욕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자신이 살고 자란 서울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까지 감수하게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개발은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좌초할 수 있고, 입주까지 몇 년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걸릴 수 있는 고위험 투자다. 공급·금융 대책에는 무주택 실수요 청년이 과도한 위험을 떠안지 않고 서울과 수도권에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