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주자까지 책임진 KT, 마운드 결속의 힘
핵심 요약
KT가 후반기 12승 1무 1패와 팀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고참들이 이끄는 투수조는 승계주자까지 함께 책임지며 끈끈한 문화를 만들었다. 스기모토는 빠르게 적응했고, 부상으로 떠난 보쉴리는 마지막 미팅에서 눈물을 보였다.
KT 위즈가 후반기 12승 1무 1패, 승률 0.923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8승 2무 4패로 후반기 승률 2위인 두산과도 격차가 크다. 팀 평균자책점 2.69로 리그 1위에 오른 마운드가 중심을 잡았다. 고영표가 버티는 선발진과 구위를 되찾은 불펜, 벤치의 운용에 더해 서로의 위기를 함께 막는 투수조 문화가 힘을 보탰다.
KT 불펜은 앞선 투수가 남긴 승계주자를 자신의 책임처럼 여긴다. 해당 주자가 득점하더라도 구원 투수의 자책점으로 남지 않을 수 있지만, 막아내면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허용하면 미안해한다. 제춘모 투수코치는 우규민과 고영표 등 고참들이 이런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고영표는 동료들의 질문에 세세히 답하고 잘못된 부분을 짚으며, 우규민은 후배들을 살뜰히 챙겨 신뢰를 얻고 있다.
이 분위기는 새 얼굴의 적응도 앞당겼다. 일본인 아시아쿼터 스기모토 코우키는 KBO 리그의 응원 방식과 한국의 선후배 문화를 걱정했지만, 동료들의 식사 제안과 장난 속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창원 원정에서는 선수들과 장어를 먹으며 가까워졌고, 이제는 ‘한국 사람이 다 됐다’는 농담을 들을 만큼 팀에 익숙해졌다. 부상으로 7개월여 만에 떠난 케일럽 보쉴리는 마지막 선수단 미팅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다.
코치진은 필요한 순간에 방향과 규율을 분명히 제시하되, 그 안에서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서로 문제를 풀도록 맡긴다. 주권은 감독과 제춘모·전병두 코치, 여러 선배가 편안한 분위기를 함께 만든다고 설명했다. 소형준도 서로를 잘 알아 별도의 쓴소리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좋은 분위기가 성적을 항상 보장하지는 않지만, 동료가 남긴 주자까지 함께 책임지는 태도는 긴 시즌의 부침을 견디는 KT 투수진의 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