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수능 논의에 커지는 사교육 경계론
핵심 요약
서·논술형 평가와 수능 절대평가 전환 논의 속에 사교육 확대 우려가 제기됐다. 영어 절대평가 시행 뒤 일반고 영어 사교육 참여율은 2024년 48.8%까지 상승했다. 교육계는 현장 준비와 채점 신뢰성 확보, 사회적 숙의가 제도 도입보다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논술형 평가 확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교육 현장의 준비와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평가 방식이 사고력과 논리력을 측정하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충분한 대비 없이 도입하면 사교육 시장이 제도의 빈틈을 메우며 교육비 부담과 계층 간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영어·한국사·제2외국어에 절대평가가 적용된 2018학년도 이후에도 영어 사교육은 줄지 않았다. 일반고 학생의 영어 사교육 참여율은 2015년 32.6%에서 2016년 35.4%, 2017년 35.3%를 거쳐 2018년 38.1%, 2019년 42.5%로 상승했다. 2024년에는 48.8%까지 올랐고 2025년에도 43.6%를 기록했다. 영어의 변별력이 약해진 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최근 8년 평균 144.1점으로 직전 8년보다 8.7점 높아졌으며, 국어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대입제도 변화가 새로운 사교육 상품을 만든 전례도 있다. 2008학년도 개편으로 내신 반영이 강화되고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자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 포트폴리오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 중·고교 내신의 서술·논술형 문항 확대와 수능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독서·토론·글쓰기 프로그램의 수요가 초등학생까지 번지고 있다. 사고력 교육을 강화하려는 취지와 달리 입시 대비 시점이 낮아지는 양상이다.
학생들은 서·논술형 문항이 대학에서 요구하는 사고력과 논리력,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고 고교 수업을 이해와 사고 중심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계층별 교육격차와 사교육 확대 가능성도 크게 우려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학력고사와 수능 체제를 바꾸는 사안인 만큼 학생·학부모·교원의 준비, 채점 방식의 투명성과 납득 가능성, 사교육 증가에 대응할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