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르우르파에서 마주한 문명과 신앙의 시간
핵심 요약
9박 10일간의 튀르키예 세계유산 답사에서 샨르우르파가 가장 인상적인 도시로 꼽혔다. 샨르우르파에는 아브라함 전승과 여러 제국의 지배 역사가 함께 남아 있다. 인근 괴베클리 테페는 기원전 9500년 무렵 조성된 신석기시대 기념비적 유적이다.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9박 10일간의 튀르키예 세계유산 답사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도시는 동남부 아나톨리아의 샨르우르파였다. 이동에 이틀이 걸려 실제 답사 기간은 8일이었지만, 이스탄불∼샨르우르파와 이즈미르∼이스탄불 구간에서 국내선을 이용하고 새 고속도로를 거치면서 예상보다 많은 문화유산을 살펴볼 수 있었다.
샨르우르파의 옛 이름은 우르파로, 기원 전후에는 우르하 또는 우르하이로 불렸다. 몽골군과 맘루크 왕조, 티무르 제국의 지배를 거쳐 1517년 오스만 투르크에 편입됐고, 제1차 세계대전 뒤에는 주민들이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저항해 1920년 4월 점령군을 몰아냈다. 튀르키예 의회는 1984년 우르파 앞에 ‘영광스러운’이라는 뜻의 ‘샨르’를 붙였다.
도시에는 아브라함이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성채 아래 동굴과 물고기 연못이 남아 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전승은 이곳을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로 보지만, 기독교에서는 이라크 나시리야 남서쪽의 텔 엘무카야르를 우르로 여긴다. 샨르우르파 남동쪽 45㎞의 하란은 고대 교역로의 요충지였으며, 여름 더위와 겨울 추위에 대응하도록 지은 고깔 모양의 벽돌집이 이어져 있다.
샨르우르파 북동쪽 21㎞에 자리한 괴베클리 테페도 이번 답사의 핵심이었다. 기원전 9500년 무렵 조성돼 기원전 8000년께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신석기시대 유적으로, 1963년 첫 고고학 조사 이후 1995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진행됐다. 최초의 기념비적 건축물로 평가받아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랐으며, 현재 발굴 구역에는 유적 보호를 위한 타원형 보행 데크와 지붕이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