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대, 인간의 신조를 묻다
핵심 요약
《슈퍼블룸》은 전자 매체의 확장을 운반·편집·생산의 세 단계로 정리한다. 생성형 AI는 콘텐츠 생산부터 선택과 전달까지 기계의 역할을 넓혔다. 책은 알고리즘 환경에서 개인의 신조를 지키는 문제를 제기한다.
니콜라스 카의 새 책 《슈퍼블룸》은 전자 매체가 인간의 의사소통을 장악해 온 과정을 세 단계로 나누고, 생성형 인공지능이 그 마지막 단계의 문을 열었다고 짚는다. 기계는 이제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볼 대상을 고르며, 선택된 콘텐츠를 개인의 화면 앞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함께 맡고 있다. 책은 이런 변화가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지 질문한다.
첫 단계에서 기계는 메시지와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수단이었다. 전선과 전파는 인간 운반자를 대신했고, 1899년 대서양 횡단 통신선 개설을 기념한 뉴욕 타임스 사설은 통신망의 확산을 성경 구절에 빗대 묘사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소셜미디어의 피드 알고리즘이 편집 기능을 흡수했다. 플랫폼은 매체와 출판 전문가를 대신해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보일지 정하기 시작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뉴스 피드의 탄생을 설명하며 집 앞에서 죽어가는 다람쥐가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많은 사람보다 이용자의 관심사와 더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이는 알고리즘이 거리나 공적 중요도와 다른 기준으로 관심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책은 창세기의 첫 구절을 꺼내 우주의 첫 창조 행위가 의사소통 행위였다는 문제의식도 제시한다.
카는 매체의 민주화가 다원주의를 넓히기보다 권위주의적 움직임과 개인숭배에 유리한 정보 환경을 만들었다고 본다. 강력한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집단 정체성의 토템이자 인간 밈이 되고, 그의 이미지와 말이 소셜미디어에서 반복 공유되는 현상을 그 근거로 든다. 책의 결론은 개인이 자신의 신조를 잃으면 타인의 신조나 컴퓨터 코드에 따라 살게 될 수 있다는 경고로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