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불 밝히는 전주 직거래 장터
핵심 요약
전주 도깨비시장이 새벽 4시께 문을 열어 4∼5시간 동안 운영됐다. 각지 생산자가 가져온 농수산물이 좌판에서 직거래됐다. 남부시장 개장 전 새벽 시간과 직거래 수요를 채우는 장터로 자리 잡았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도깨비시장이 13일 새벽 4시께 장사를 시작해 이른 아침부터 농민과 생산자, 음식점 주인, 주부, 구경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아스팔트 길가에 들어선 좌판은 4∼5시간 동안 운영된 뒤 동이 트면 자리를 정리하고, 이후 장터의 역할은 인근 남부시장으로 넘어간다.
좌판에는 배추와 양파, 복숭아, 포도, 마늘, 미꾸라지, 어묵, 고추, 버섯, 황기, 인삼 등 다양한 농수산물과 먹거리가 놓였다. 이날 김제 백구 포도 3㎏은 1만5천원, 양파 10개가량은 4천원, 당근 5개는 3천원에 거래됐다. 손님들은 500원과 1천원 단위로 흥정했고, 상인들은 덤을 얹으며 거래를 이어갔다.
장터를 채운 판매자들은 전주와 가까운 완주와 군산, 진안을 비롯해 경상도와 맞닿은 무주에서도 직접 수확한 농수산물을 싣고 새벽길을 달려왔다. 정형화된 점포 대신 길가 좌판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은 시골 오일장과 닮은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주보다 선선해진 공기 속에서 상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이 합류하자 시장의 움직임도 차츰 빨라졌다.
도깨비시장은 남부시장과 같은 시간대에 손님을 두고 맞서는 대신, 기존 전통시장이 문을 열기 전의 새벽 시간과 생산자 직거래 수요를 담당하고 있다. 절기상 말복을 하루 앞둔 이날도 장사를 준비하는 음식점 주인과 가족의 밥상을 마련하려는 주부가 장터를 찾았다. 짧은 운영 시간 동안 물건과 돈뿐 아니라 사투리 섞인 흥정과 웃음이 오가면서, 이곳은 지역 주민과 생산자가 직접 만나는 생활 장터의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