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합병가액, 시장가격 넘어 공정가치로 산정
핵심 요약
합병가액을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반영한 공정가액으로 정하는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 상장사 이사회의 의견서 공시와 계열사 합병 외부평가기관의 독립성 강화 장치가 포함됐다. 두산밥캣 구조개편에서 불거진 소액주주 보호 논의가 2년 만에 본회의 의결을 앞뒀다.
상장기업의 합병가액을 기준시가인 주식가격에 일률적으로 맞추지 않고 주식가격과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한 공정가액으로 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달 임시국회 본회의 심의만 남아 최종 의결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2024년 처음 상정된 관련 입법은 2년 만에 처리 단계에 들어섰다.
정무위원장 대안으로 마련된 개정안은 상장사 이사회가 합병 목적과 기대효과, 산정 가액의 적정성에 관한 의견서를 작성해 공시하도록 했다. 계열회사 간 합병에서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외부평가기관을 선정하고, 해당 기관은 합병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를 공개해야 한다. 세부 요건과 방법, 공시 방식, 평가기관의 범위와 업무 제한은 대통령령에 담긴다.
현행 제도는 합병가액 산정에 기준시가를 적용해 소멸회사 주주의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소멸회사 주주는 합병 대가로 존속회사 주식을 받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되면 배정 주식 수에도 영향을 받는다. 시장가격만으로는 합병 이후의 시너지와 회사·경영진의 역량 같은 무형자산을 온전히 담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돼 왔다.
입법 논의는 2024년 두산그룹 구조개편 과정에서 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미국·영국·일본 등은 합병가액과 합병비율을 회사 간 자율적 판단에 맡기고 있다. 다만 투자자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과 모회사 주주 대상 공모주 우선배정 방안은 최종 대안에서 제외됐다. 법 위반 시 금융위원회는 정정명령, 임원 해임 권고, 증권발행 제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