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 뒤 급락, 청년층 ‘빚투’ 충격 키웠다
핵심 요약
상승장에서 빚을 내 주식에 뛰어든 청년 투자자들이 급락 이후 큰 손실을 입었다. 20대와 30대의 신용거래융자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를 크게 웃돌았다. 자산 격차와 소외 공포가 고위험 투자를 부추긴 만큼 투자자 보호 강화가 요구된다.
주가 상승기에 빚을 내 투자한 청년들이 시장 급락과 함께 큰 손실을 떠안았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결혼 자금을 마련하려고 올해 6월 1000만원을 빌려 주식에 넣었지만 수백만원을 잃고 결혼을 미뤘다. 20대 취업준비생 김모씨도 대출금 5000만원을 포함한 8000만원을 단일 종목 레버리지 투자에 투입했다가 6200만원의 손실을 봤다.
개인 주식 투자자는 2019년 611만명에서 2021년 1373만명, 지난해 1442만3335명으로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5월 18조2739억원에서 10월 25조5269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2월 32조6690억원을 거쳐 5월 38조227억원까지 불어났다. 증시가 급락한 지난달 말에는 28조9349억원으로 한 달 사이 8조원 이상 줄었지만, 감소분에는 자발적 상환뿐 아니라 반대매매 등 강제청산도 포함됐다.
부채를 활용한 투자는 자산 기반이 약한 청년층에 집중됐다.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6월 말 신용거래융자 잔고를 2024년 말과 비교하면 20대는 145.5%, 30대는 137.3% 증가했다. 40대 114.7%, 50대 111.7%보다 높은 수준이다. 박종석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상승장 이후 주식 문제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두 배 이상 늘었으며, 급락 경험이 적은 청년일수록 충격이 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개인의 과도한 욕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근로소득과 저축만으로 주거와 자산 형성이 어렵다는 인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성공담, 소외 공포가 겹치면서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수요가 쏠렸다는 분석이다. 같은 손실률이라도 보유 자산이 적은 투자자가 받는 충격은 더 크다. 안정적인 자산 형성 경로를 복원하고 고위험 상품의 손실 가능성과 수수료 구조를 충분히 알리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