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맞춤형, SK는 표준화로 AI 병목 대응
핵심 요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추론 시대의 메모리 병목을 풀기 위해 서로 다른 전략을 가동했다. 삼성전자는 zHBM과 NAND-O를 앞세워 고객별 맞춤형 제품과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했다. SK하이닉스는 HBF 협력체와 UCIe 기반 연결성을 통해 생태계 표준 선점에 나섰다.
인공지능 추론 확대로 메모리 병목이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 역량을 활용해 고객별 제품을 설계하는 데 무게를 뒀다. SK하이닉스는 여러 장치와 연결되는 대용량 제품을 앞세워 생태계 표준을 선점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의 대응 축은 AI 가속기 위에 메모리를 직접 쌓는 zHBM이다.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병목을 완화하는 구조로, 2028년 양산이 예상되는 HBM5와 비교해 용량은 최대 8배, 전력 효율은 3배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속기 사이에 놓이는 인터레이어에 고객사 IP를 더해 용량과 연결 방식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GPU 중심이던 시장이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의 자체 ASIC으로 다변화하는 흐름을 겨냥했다.
3차원 패키징 기반의 NAND-O 역시 삼성전자가 제시한 카드다.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맞춰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과 PC에서 대규모 AI 모델을 구동하도록 지원하는 제품이다. 모바일경험 사업부를 보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기기와 메모리를 함께 최적화하고, 온디바이스 AI 생태계 전반으로 제품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고대역폭플래시 HBF의 첫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HBF는 HBM보다 용량이 크고 SSD보다 빠른 중간 영역을 겨냥한 적층형 낸드 제품이다. 양사는 오픈컴퓨트프로젝트에 관련 협의체를 제안하고 표준 인터페이스인 UCIe를 채택해 GPU와 CPU 등 다양한 프로세서와 연결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HBF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관련 기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형 수요에 먼저 대응하는 삼성전자와 협력사를 모아 규격을 주도하려는 SK하이닉스의 선택은 두 회사의 사업 구조 차이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