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인사와 채용에 AI 역량 반영…평가 기준 대폭 강화
핵심 요약
삼성전자가 임원 평가에서 AI 전환 배점을 최대 10배 높여 20점으로 상향하고, SK하이닉스는 신입 채용에서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반나절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두 기업 모두 AI 역량을 인사와 채용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 AX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변화는 AI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재계 전반의 인사 혁신을 이끌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임원 평가와 신입 채용에 AI 역량을 핵심 기준으로 도입하며 인사 제도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0월 예정된 임원 목표관리(MBO) 평가에서 AI 전환(AX) 배점을 기존 2∼5점에서 전 임원 공통 20점으로 대폭 상향했고, SK하이닉스는 신입 채용에서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반나절 동안 AI 활용 능력을 검증하는 심층 면접을 신설했다. 한국 시가총액 1·2위 기업이 동시에 AI 역량을 인사와 채용의 핵심 잣대로 삼으면서 재계 전반의 인사 혁신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임원 평가 개편에 따르면 100점 만점 기준으로 AX 역량 제고 배점이 20점으로 설정됐으며, 이는 12월 임원 인사에 반영된다. 기존 경영성과 배점을 10점 줄이고 기타 항목을 조정해 재원을 마련했다. 세부 평가 항목은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 개편을 뜻하는 '업무 워크플로 재정립'(5점), 실무용 AI 에이전트 개발을 평가하는 'AI 에이전트 확보'(5점), 재무 효과와 인력 효율화를 입증하는 '조직 효율성 제고'(10점)로 구성됐다. 특히 배점이 가장 큰 조직 효율성 항목은 AI 품질 검증을 통한 제품 출시 단축이나 챗봇 도입으로 인한 근무 시간 단축 등 구체적인 수치 성과를 증명해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인사 제도 개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는 기조의 연장선이다. 삼성은 지난달 전 관계사에 제미나이, 챗GPT,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했고, 사장단 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AX 부트캠프에 이어 임원 2300여 명 대상 교육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20일부터 26일까지 신입사원 수시채용 서류를 접수하며, 기존 20∼30분이던 면접을 약 4시간으로 늘려 과제 수행과 인터뷰를 통해 AI 응용 능력과 인문학적 소양, 논리적 사고력을 종합 평가한다. 서류 전형에서도 자기소개서를 전면 폐지하고 AI 활용 방안과 반도체 직무 전문성을 기술하는 서식을 도입했으며, 올해 4분기 AI 해커톤 우수자에게는 서류 전형 없이 면접을 볼 수 있는 패스트트랙 혜택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평가 기준 변경을 넘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AI가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삼성전자의 여러 사업군을 관통하는 핵심 축이 AI이며, 임원진이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업부 간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의 인사 혁신은 AI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AI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학력 제한 철폐에 이어 이번 채용에서 스펙이나 학벌이 아닌 AI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으며, 삼성전자도 교육과 평가, 보상을 잇는 전사적 AX 체계를 구축해 조직 문화 전반에 AI를 확산시키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