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AI 메모리 주도권 경쟁 가속
핵심 요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은 zHBM과 고성능 낸드를, SK하이닉스는 8단·16단 HBF 사양을 선보였다. 한국은 생산 확대와 기업 투자에 힘입어 2031년까지 메모리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퓨처 오브 메모리 앤드 스토리지’ 행사에서 차세대 메모리 제품과 기술을 공개했다. AI 학습에서 추론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며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는 가운데, 두 회사는 새로운 적층 구조와 고용량 설계를 앞세워 세계 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성전자는 화요일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3차원 메모리 ‘zHBM’ 시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AI 연산의 두뇌인 가속기 칩 옆에 고대역폭메모리를 배치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메모리 칩을 가속기 위에 수직으로 쌓은 구조다.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였으며, 8세대 HBM인 HBM5보다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700제곱피트가 넘는 전시 공간에는 온디바이스 AI용 낸드 솔루션 ‘zNAND-O’ 개념 모델과 400단 이상을 쌓은 ‘V10 BV-NAND’도 전시됐다.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고대역폭 플래시(HBF)’의 표준 사양을 별도 전시 공간에서 공개했다. HBM이 D램 칩을 수직 적층하는 것처럼 HBF는 낸드 다이를 8단과 16단 구성으로 쌓아 용량을 높인 기술이다. AI 추론 확대로 처리 데이터가 급증하는 상황을 겨냥했으며, 삼성전자가 공개한 낸드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집약적인 AI 응용 환경의 읽기·쓰기 성능 수요에 대응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행사에는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AMD, IBM, 일본 키옥시아를 비롯한 세계 반도체·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참가했다. 욜그룹의 조세핀 라우 분석가는 수요일 행사에서 한국이 2031년까지 세계 메모리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5년간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려는 정부 계획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선제 투자가 근거로 제시됐다. 신제품 개발 기간도 AI 시장 변화에 맞춰 18개월에서 12개월로 짧아져, 시장 대응 속도가 메모리 업체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