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주서 냉난방·온수 통합 히트펌프 검증
핵심 요약
삼성전자가 제주 주택에서 냉방·난방·급탕을 통합한 EHS 올인원을 실증하고 있다. 시험 제품은 계절성능계수 4.9를 기록했으며 기존 난방 대비 에너지 비용을 약 50% 줄이는 것이 목표다. 연내 한국형 제품을 출시하고 장기적으로 공동주택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제주 주택을 시험 무대로 삼아 가스·기름 보일러를 고효율 히트펌프로 대체하는 난방 전기화 실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시 도남동 양창희(74) 씨의 단독주택에서는 실외기 한 대가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바닥 난방, 사계절 온수 공급을 맡고 있었다. 양 씨는 이 시스템을 약 한 달간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전국 주택에 실거주형 필드 테스트 랩을 구축해 ‘EHS 올인원’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실제 생활환경에서 점검하고 있다.
EHS 올인원은 에어컨과 히트펌프 보일러를 결합한 시스템이다. 공기를 직접 식히는 냉방과 물을 데우는 바닥 난방·급탕을 하나의 실외기로 처리한다. 난방과 급탕 중심의 기존 제품에 냉방 기능을 더했으며, 냉방 과정에서 외부로 버려지던 열은 온수를 만드는 데 다시 쓴다. 삼성전자는 상업용 중앙공조에 적용해 온 열 회수 기술을 주거용 규모로 소형화했다. 냉매로 열을 이동시키는 공통 원리를 가정 환경에 맞춰 최적화해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온수를 함께 공급하도록 구성했다.
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고 외부 열을 옮기는 히트펌프는 투입 전력 대비 최대 약 5배의 효율을 낼 수 있다. 제주 실증 제품은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 4.9를 기록해 정부 보급사업 가이드라인 4.5를 넘어섰고, 외기 온도가 영하 25도일 때도 정격 난방 성능을 100%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등유나 액화석유가스 난방을 전환하면 에너지 비용을 약 50% 낮출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연간 100만원을 아낄 경우 보조금을 반영한 초기 투자비 차액은 약 3년 만에 회수할 수 있다.
최종 공략 대상은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시장이다. 에어컨과 히트펌프용 실외기를 따로 두기 어려운 국내 주거환경에서는 단일 실외기 방식이 설치 측면에서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의 실제 아파트와 같은 환경에서 EHS 올인원과 기존 보일러·시스템에어컨 조합의 성능을 비교하고 있다. 올해 3월 유럽에 먼저 선보인 제품은 연내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한국형 모델을 준비 중이다. 제주 시험은 내년 봄까지 계속하며 계절별 절감 효과와 운전 효율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냉방·난방·급탕을 아우르는 주거용 공조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