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데이터 품은 AI, 투자·상장 성과로 존재감
핵심 요약
특정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버티컬 AI가 벤처투자의 주요 영역으로 부상했다. 트웰브랩스와 마키나락스는 영상·제조 분야의 특화 데이터와 기술력을 투자 및 상장 성과로 연결했다. 엘박스는 판결문 데이터 기반 법률 AI를 앞세워 고객을 확대하고 기업공개 준비에 들어갔다.
인공지능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벤처시장에서는 영상·제조·국방·법률처럼 특정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버티컬 AI가 핵심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범용 AI와 달리 현장에서 수익성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베세머벤처파트너스는 이 시장이 기존 SaaS의 10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 리걸테크 기업 하비는 지난해 말 기업가치 8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영상 이해 AI 기업 트웰브랩스는 최근 시리즈B에서 1500억원을 조달해 누적 투자금 2억달러를 기록했다. 네이버벤처스와 NEA, 아마존의 벤처투자 조직,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외 투자사가 참여했다. 이재성 대표가 2021년 3월 설립한 이 회사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방송·미디어 기업과 NFL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자체 영상 네이티브 파운데이션 모델 ‘마렝고’와 ‘페가수스’는 시각·음성 정보와 시간의 흐름을 연결해 영상을 검색·분석·추론한다.
제조·국방 분야의 마키나락스는 실적 개선을 토대로 올해 5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매출은 2023년 49억1000만원에서 2024년 82억9000만원, 2025년 114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12억원에서 8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폐쇄망에서도 AI를 개발·배포·운영하는 플랫폼 ‘런웨이’를 기반으로 자동차·반도체·2차전지·국방 등 12개 산업에서 6000개가 넘는 모델을 운영하며 25TB 이상의 특화 데이터를 쌓았다.
법률 분야에서는 판례와 주석서, 유권해석이 복잡하게 얽혀 범용 AI의 환각 문제가 활용의 제약으로 작용해왔다. 엘박스는 국내 상·하급심 판결문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판례 검색을 넘어 법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개발했다. 국내 10대 로펌과 사법기관, 주요 기업을 포함한 1600여개 고객사와 가입 변호사 1만5000명 이상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에 이어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과 기업공개 준비에 착수했다. 산업별 전문 지식과 데이터를 먼저 결합한 기업의 경쟁력이 투자와 상장 성과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