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생활문화 품은 해우소 3곳 첫 국가유산 예고
핵심 요약
선암사·보덕사·해인사 국일암의 전통 해우소 3곳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 세 곳은 건립 시기가 확인되고 경사지형과 개방형 구조 등 초기 모습이 유지돼 있다. 30일간 의견 수렴과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순천 선암사 측간과 영월 보덕사 해우소,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가 4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 ‘근심을 내려놓는 곳’이라는 뜻의 해우소가 국가유산 지정 절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건축물은 건립 시기를 확인할 수 있고 초기 입지와 원형을 유지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생활 유산으로 평가됐다.
가장 오래된 보덕사 해우소는 상량 기록을 통해 1882년 건립 사실이 확인됐다. 조선 인조 때 각성대사(1575~1660)가 중창한 것으로 전해지는 해인사 암자 국일암의 해우소는 1910년에 지어졌다. ‘丁(정)’자 형태의 선암사 측간은 1704년 사찰 기록에 등장하며, 현재 남아 있는 전통 해우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세 곳은 모두 경사지에 자리해 앞에서는 단층으로, 뒤에서는 2층 누각처럼 보이는 구조를 갖췄다. 출입구에 문을 달지 않는 대신 가슴 높이의 칸막이와 눈높이의 살창을 설치해 채광과 통풍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런 개방형 공간에는 승려들의 규범과 수행 문화가 반영돼 있으며, 당시 사찰의 생활 양식도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분뇨를 왕겨나 낙엽과 함께 발효해 거름으로 활용한 방식은 사찰의 자급 생활과 자원 순환 전통을 보여준다. 전통 양식의 해우소가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건립 연대와 원형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세 곳의 희소성을 뒷받침한다. 지정 여부는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접수된 각계 의견을 검토하고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