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파키스탄·튀르키예, 3각 억지체제 구축
핵심 요약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메카 공동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은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을 견제하고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안보 구상을 담고 있다. 즉각적인 작전 동맹보다는 집단 억지력을 높이는 전략적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7일(현지시간) ‘메카 공동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집단 억지력 구축에 나섰다. 조약에는 공동의 적이나 구체적인 위협 국가가 명시되지 않았지만, 이란과 헤즈볼라·후티 반군·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친이란 세력의 활동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중심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새 조약은 출범한 지 1년이 안 된 사우디와 파키스탄의 양자 협정을 토대로 튀르키예까지 참여하는 구조로 확대됐다. 사우디의 자본, 핵보유국 파키스탄의 지위와 인력, 튀르키예의 성장하는 방위산업과 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군사력이 결합된 형태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를 ‘평화의 방패’로 규정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도 미국과 걸프국을 비롯한 기존 동맹과의 관계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3국의 안보 협력에는 이란에 대한 경계와 미국의 안보 보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함께 작용했다.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는 이란과 미국의 전쟁 기간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됐으며, 미군 기지가 주된 표적이었지만 민간 기반시설도 피해를 봤다. 특히 미국에 장기간 안보를 의존해 온 사우디는 외부의 보장에만 기대지 않고 공격을 억제할 동맹과 자체 역량을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조약이 즉각적인 공동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면서 미국 핵무기가 배치된 국가이고, 사우디도 미국과 핵 협력을 추진하고 있어 파키스탄의 핵우산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합의의 실질적 가치는 서방식 동맹처럼 고정된 군사 의무를 부과하기보다 적대 세력의 판단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집단 억지력을 높이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3국의 군사 역량을 실제로 통합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