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분기 GDP 4.8% 역성장… 이란 전쟁 여파로 석유 수출 급감
핵심 요약
사우디 2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석유 부문이 24.7% 급감했고 비석유 부문도 0.6% 성장에 그쳤다. 이란 전쟁과 후티의 해상 봉쇄로 3분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우디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수치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석유 수출 차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1분기 3% 성장에서 큰 폭으로 꺾인 것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가파른 분기별 하락 폭이다.
부문별로 보면 석유 부문이 1분기 2.9% 성장에서 2분기 24.7% 감소로 돌아서며 전체 GDP를 끌어내렸다. 정부가 경제 다변화의 핵심으로 육성하는 비석유 부문도 1분기 2.9% 성장에서 2분기 0.6% 성장에 그쳐 둔화 흐름이 뚜렷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약 5개월째 이어지면서 사우디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쟁 종전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우디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고도의 석유 의존 구조를 갖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수출길에도 차질이 생겼고,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연결된 송유관을 우회 경로로 활용해 하루 500만 배럴을 수출해 왔지만 발발 이전보다 물량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 20일 홍해에서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3분기 성장률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고, 사우디는 미국과 함께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공격하는 등 직접 군사 행동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지아드 다우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상 운송로가 점진적으로 재개되면 올해 역성장은 막을 수 있겠지만,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후티 반군과 이라크 민병대의 공격이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그 전망은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의 견고한 거시경제 기반과 다변화된 인프라가 회복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4.6%에서 1.7%로 크게 낮춰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