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통합 놓고 동창회·국방부 입장차
핵심 요약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장들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통합 반대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 세 회장은 역사와 교육 환경, 인재 확보 대책을 들어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현행 체제 유지 방안의 검토 여부를 놓고 총동창회와 국방부의 설명이 엇갈렸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장들이 1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만나 국군사관학교 창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과 이범림 해사 총동창회장, 황성진 공사 총동창회장은 약 1시간 동안 통합 추진 과정에 현역·예비역 군인과 국민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세 총동창회장이 장관에게 직접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은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한 박 회장은 육사 폐교에 반대하는 뜻으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공식 일정에서 상복을 입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육사를 군사 쿠데타의 중심으로 지목한 발언을 거론하며 관련자들은 이미 처벌받았고 현재 생도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12·3 계엄으로 후배들이 피해를 봤다면서도, 통합 재고를 요청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사과할 의사가 있으니 면담을 주선해 달라고 안 장관에게 요청했다.
이 회장은 1945년 해방과 함께 시작된 해군과 해사의 역사를 강조하며 해사가 문을 닫아야 할 이유가 없고, 세계 각국의 해군사관학교도 바닷가를 떠나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국방부가 지난달 내륙인 대전 자운대에 국군사관학교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기본 계획을 겨냥한 발언이다. 황 회장은 인재 확보 문제는 통합보다 처우 개선으로 풀어야 한다며, 물리적 통합 대신 가상 캠퍼스에서 생도들이 공동 교육과 토론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면담 직후에는 안 장관의 답변을 둘러싸고 양측의 설명이 엇갈렸다. 총동창회장들은 현행 사관학교 체제를 유지하면서 교육을 개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현 체제 유지 검토는 사실이 아니며 안 장관은 열린 자세로 여러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만 밝혔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기본으로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총동창회 측은 대통령 면담 주선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현재 예정된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