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로 끝낼 수 없는 ‘돌려차기’ 실언
핵심 요약
국회 간담회에서 나온 서범수·진종오 의원의 ‘돌려차기’ 관련 발언이 피해자 희화화 논란을 불렀다. 두 의원은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공인의 정치적 책임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피해자 보호가 부족했던 간담회 운영과 보완수사권 관련 입법 요구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참석하는 국회 간담회 현장에서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돌려차기 한판 하지”라고 말하고, 진종오 의원이 손을 언급하며 맞장구친 사실이 논란이 됐다. 두 의원은 이후 김씨에게 사과했으며, 서 의원은 통화 내용을, 진 의원은 김씨가 작성한 손편지 일부를 각각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러나 사과와 피해자의 용서만으로 공인의 책임까지 해소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았다.
문제의 발언은 김씨가 간담회장에 도착하기 전에 나왔지만, 행사의 목적과 피해자가 감수한 위험을 고려하면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김씨는 보복 범죄에 대한 두려움에도 공개 석상에 나섰다.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자신이 겪은 사건이 ‘강간 등 살인미수’가 아니라 중상해 폭행 사건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는 점을 알리고, 보완수사권 폐지로 비슷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입법 보완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공인의 말과 행동에는 사과 여부를 넘어선 정치적 책임이 따른다. 과거 수해 복구 현장에서 사진이 잘 나오게 비가 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번 발언은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 제도 개선을 호소한 중대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징계 요구 역시 당내 계파 갈등의 문제로 축소해 다룰 사안은 아니다.
간담회 운영 방식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대 범죄 피해자를 가림막 등 보호 조치 없이 공개된 장소에서 카메라 앞에 세운 것이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김씨는 피해자를 계기로 제도를 바꾸는 정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유리할 때만 피해자와 고인을 수단으로 삼는 정치는 잘못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자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알면서도 제도 변화를 위해 나선 피해자의 용기에 정치권이 답하려면, 두 의원의 사과를 넘어 책임 있는 후속 조치와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