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말라’ 열풍이 만든 몸 평가의 굴레
핵심 요약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체형이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부상하며 연예인의 몸을 향한 평가가 거세지고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반복되는 체형 논평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대중의 관심은 계속 그의 몸에 집중됐다. 걱정과 자기관리라는 말로 포장된 몸 평가에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도 관여하고 있다.
적당히 날씬한 체형을 넘어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을 뜻하는 ‘뼈말라’가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떠올랐다. 과거의 ‘44사이즈’와 ‘개미허리’보다 극단적인 잣대다. 체중을 충분히 줄여야 노력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막상 매우 마른 몸이 되면 건강 이상이나 섭식장애를 의심하는 말이 뒤따른다. 걱정처럼 포장된 평가와 험담이 한 사람의 몸을 끊임없이 심판대에 올리는 구조다.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는 마른 체형을 둘러싼 집요한 논평과 악성 발언에 지쳐 활동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을 실험실 유리 접시 위의 표본에 빗대며 건강한 모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타인의 몸에 관한 언급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공개한 신곡 ‘Petal’ 뮤직비디오에서는 피를 뒤집어쓰고 자신을 함부로 판단하는 이들에게 전기톱을 휘두르는 장면까지 선보였지만, 대중의 시선은 다시 그의 몸에 머물렀다.
한국에서는 살이 쪘는지, 빠졌는지를 묻는 말이 일상적인 인사처럼 오간다. 특히 연예인과 공인의 체형을 향한 관심은 거세다. ‘뼈말라’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지만, 그것이 칭찬인지 비난인지조차 일정하지 않다. 갑자기 마른 배우에게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붙고, 같은 체형을 만든 가수에게는 철저한 자기관리라는 찬사가 이어진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극단적인 ‘개말라’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뼈가 드러날 만큼 마르지 않은 가수 출신 배우도 배가 조금 나와 보인다는 이유로 공격받았고, ‘뱃살 논란’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스타의 몸도 상품의 일부이므로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런 모욕을 정당화하지만, 유명인 역시 존엄을 지닌 사람이다. 알고리즘이 추천한 마른 가수의 영상을 오래 바라보는 행위도 몸 평가 콘텐츠의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타인의 체형을 재단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건강을 돌아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