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로 옮긴 ‘나 혼자만 레벨업’
핵심 요약
차준환·김예림·이시형이 참여한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가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개막했다. 점프와 스핀, 검술 연기에 영상·조명·레이저 효과를 더해 판타지 액션을 구현했다.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였지만 압축된 서사와 부족한 인물 묘사는 한계로 남았다.
피겨스케이팅과 판타지 액션을 결합한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가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올렸다. 차준환과 김예림, 이시형 등 국가대표 출신 스케이터들은 검술 연기와 빠른 활주, 점프와 스핀을 100분간 펼쳤다. 빙판을 가로지르는 배우들의 움직임 위로 형형색색의 레이저가 쏟아졌고, 객석에서는 속도감 있는 전투 장면마다 박수가 이어졌다.
주인공 성진우를 맡은 차준환은 양손에 검을 들고 등장해 몬스터 역할의 앙상블과 액션을 맞췄다. 더블·트리플 점프와 몸을 뒤로 젖힌 채 활주하는 레이백 이나 바우어에서는 정상급 현역 선수의 속도와 동작 완성도가 두드러졌다. 차해인 역의 김예림은 붉은 의상을 입고 깔끔한 점프와 와이어 연기를 소화했으며, 앙상블의 스핀 군무와 검술을 조화시켰다. 이시형도 망토와 갑옷 차림으로 흔들림 없는 스핀을 선보였다.
작품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한 동명 웹툰을 무대로 옮겼으며,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 다시 관객을 만났다. 괴물이 출몰하는 세계에서 E급 헌터 성진우가 동료들과 전투를 거치며 성장하는 초반부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거대 조형물에 투사한 영상과 여러 스케이터가 함께 구현한 몬스터의 움직임, 불을 이용한 쇼, 조명과 레이저 효과는 원작의 판타지 분위기와 빙상 퍼포먼스를 연결했다.
200회에 가까운 원작을 제한된 공연 시간에 담으면서 서사와 인물 표현은 크게 압축됐다. 세계관과 성진우가 헌터가 된 배경, 동료들과의 관계는 주로 배우 신석수의 내레이션으로 전달됐고, 주인공의 내면도 별도 설명에 의존했다. 퍼포먼스의 중심에 선 김예림의 배역은 대사와 줄거리 참여가 없어 캐릭터의 비중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 화려한 액션과 영상은 강점을 보였지만 장면 사이의 연결과 감정 묘사에는 아쉬움을 남겼으며, 공연은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