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주 재택근무권 도입, 2027년으로 미뤄
핵심 요약
빅토리아주가 주 2일 재택근무권 법안의 시행을 2027년 7월로 연기했다. 기업 비용과 채용 위축, 소기업 규제 부담을 둘러싼 재계 반발이 시행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주정부는 11월 선거 전 법안 통과를 추진하면서 기업·근로자와 추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호주 빅토리아주가 일정 요건을 갖춘 근로자에게 주 2일 재택근무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의 시행을 한 달도 남기지 않고 연기했다. 당초 다음 달 1일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기업들의 반발과 추가 협의 요구가 이어지자 시행 시점을 2027년 7월로 조정했다. 이 제도는 세계에서 처음 추진되는 재택근무권 법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지난달 재신타 앨런의 뒤를 이어 취임한 벤 캐럴 빅토리아 주총리는 재계와 논의를 계속하면서 오는 11월 선거 전까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캐럴 주총리는 11일 멜버른에서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일하는 가정에 도움이 된다는 지지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근로자 가정과 기업, 정부가 함께 협력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빅토리아상공회의소는 법안이 기업 비용을 늘리고 채용을 위축시키며, 일자리와 투자가 다른 주로 이동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호주소기업단체협의회도 새 제도가 소기업의 규제 준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시행 연기는 재택근무권 보장 취지를 유지하되 기업 현장의 비용과 운영 부담을 추가로 조율하는 계기가 됐다.
멜버른은 코로나19 당시 세계 최장 수준의 봉쇄를 겪은 이후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BHP와 리오틴토 같은 광산업체,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과 ANZ그룹홀딩스 등 대형 은행이 자리 잡고 있지만 호주 주도 가운데 사무실 공실률이 가장 높다. 빅토리아주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수년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호주 각 주 중 부채 부담도 가장 큰 상황이다. 법안은 11월 선거 전 입법 절차와 재계 협의를 거쳐 2027년 시행을 준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