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투자 1조 달러 돌파…수익성 입증이 새 과제로
핵심 요약
미국 4대 빅테크가 AI 투자에 3년 반 동안 1조1000억 달러를 썼다. 올해 자본지출은 745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클라우드 성장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잉여현금흐름이 10년 만에 최저로 떨어져 수익성 증명이 새 과제로 떠올랐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가 인공지능(AI) 경쟁에 뛰어든 이후 3년 반 동안 누적 자본지출이 1조1000억 달러(약 1580조9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2주간 발표된 이들 기업의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AI 붐이 시작된 2023년 초부터 올해 6월 말까지의 투자 규모가 이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산 경량 기업이었던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대규모 물리적 투자 기업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이들 4개 기업의 연간 자본지출은 7450억 달러(약 1070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구글과 아마존이 올해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투자금은 대부분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전력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 실제로 이번 실적에서는 AI 투자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조짐이 나타났다. 구글, 아마존, MS는 AI 도입을 확대하는 기업에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클라우드 사업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밝혔고, 아마존과 MS의 주가는 상승했다. 클라우드 사업이 없는 메타는 AI 기반 광고 추천 기능 강화에 힘입어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610억 달러(약 87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의 대가로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구글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60억 달러(약 8조6000억원)를 기록했고, 4개 기업의 합산 잉여현금흐름도 70억 달러(약 10조1000억원)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러 경영진은 AI 투자 확대가 당분간 현금흐름을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시 잘루리아 RBC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자본지출 증가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AI 투자 확대와 기존 사업의 수익성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성장을 위한 투자'에서 '수익성 증명'으로 옮겨가고 있다. SLC매니지먼트의 데크 멀라키 매니징디렉터는 메타가 컴퓨팅 자원 임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8% 하락한 배경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구글, MS, 아마존처럼 투자 성과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글의 AI 관련 장기 계약 규모는 3개월 만에 약 5000억 달러(약 718조6000억원) 증가했고, 메타는 2330억 달러(약 334조9000억원), MS는 1300억 달러(약 186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이들 3개 기업이 지난 3개월간 새로 떠안은 AI 관련 의무 계약은 9000억 달러(약 1293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FT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실제 수익 창출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의미 있는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수년을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