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과 집필 오가는 이로아의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
핵심 요약
이로아는 외항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올해 장편소설 2권을 펴냈다. 중학교 때 시작한 공모전 도전을 이어가 2024년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비행 일정과 불면 속에서도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창작을 계속하고 있다.
2024년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이로아(28)는 외항사 승무원과 소설가라는 두 일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 3년차 승무원인 그는 올해 장편소설 2권을 펴냈다. 지난달 1일에도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작가 강연을 마친 뒤 호텔에서 짐을 챙겨 김해공항으로 이동했고, 밤 9시50분 출발 비행기에 맞춰 근무지로 향했다. 공항은 작가와 승무원이라는 두 정체성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이로아는 세종에서 거주하며 매달 4~5차례 비행에 나선다. 근무 하루 전 기내 담당 위치와 안전 장비, 수칙, 기내식, 입국 유의사항, 현지 날씨를 확인한다. 가장 먼 목적지는 한국보다 7시간 느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다. 장거리 운항을 앞두면 컨디션을 맞추려고 하루나 이틀 전부터 깨어 있기도 한다. 2024년 12월에는 밤샘 비행 뒤 수면 주기가 무너져 한낮에야 잠깐 눈을 붙일 만큼 불면에 시달렸다.
글쓰기는 중학교 3학년 때 소설 공모전에 응모하며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대산청소년문학상 은상을 받았지만, 26세에 등단하기까지 해마다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낙선 횟수도 셀 수 없을 만큼 쌓였다.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한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처음 체계적인 창작 수업을 들었고, 이때 청소년소설을 자신의 중심 장르로 받아들였다. 대학 졸업 후 완성한 첫 작품이 불면과 재난 이후의 기억을 다룬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다.
문학상 당선 소식은 2024년 7월 비행 지연으로 지친 채 숙소에 돌아온 밤에 확인했다. 이후 근무표가 나오면 비번을 최대한 이어 붙여 초고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창작을 지속하고 있다. 하루를 그대로 끝낼 수 없다는 불안은 늦은 밤에도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됐다. 차기작으로는 시트콤을 소재로 한 소설과 승무원의 딸을 화자로 내세운 작품을 준비 중이다. 어떤 작품에서도 청소년이 주인공인 재미있는 소설을 쓰겠다는 방향은 유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