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 원칙 미래형 뺀 다카이치, 재검토론 확산
핵심 요약
다카이치 총리가 원폭 추도식에서 비핵 3원칙의 미래 유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과거 ‘반입 금지’의 유사시 예외를 주장한 전력과 안보 문서 개정이 맞물려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NPT 준수 의지를 강조했지만 TPNW 회의 참석과 원칙 재검토에는 확답을 피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추도식에서 비핵 3원칙의 장기적 유지를 분명히 약속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9일 원폭 투하 81년을 맞아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위령·평화기원식에서 일본이 원칙을 현재 견지하고 있으며, 나가사키를 마지막 피폭지로 만들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대목은 ‘견지하고 있고’라는 표현이다. 역대 총리들은 같은 자리에서 ‘견지하면서’라는 말로 향후에도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사흘 전 히로시마에서도 동일한 문구를 사용해 야권의 비판을 받았지만 나가사키에서 다시 반복했다. 2015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히로시마 연설에서 관련 표현을 빠뜨렸을 때는 실무상 착오로 확인됐고, 이후 피폭자 단체 면담과 나가사키 행사에서는 종전 문구를 사용했다.
비핵 3원칙은 사토 에이사쿠 총리가 1967년 국회 결의 형식으로 선언한 핵무기 정책 방침으로,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만들지 않으며 반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토 총리는 이 원칙을 채택한 공로로 197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던 2022년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유사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말 개정이 추진되는 3대 안보 문서에 재검토 방침이 반영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행사 뒤 기자회견에서도 재검토 여부를 예단하지 않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다만 정부가 정책 방침으로 비핵 3원칙을 견지한다는 점은 변함없고,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으로서 조약 준수 의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11월 핵무기금지조약 재검토 회의의 옵서버 참석 여부에도 일본 안보와 핵 군축의 실질적 진전에 효과적인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시장은 핵무기를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비핵 3원칙 유지와 핵무기에 의존하지 않는 안보 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일본은 지난해까지 32년 연속 유엔에 핵 폐기 결의안을 제출해 왔다는 점에서 원칙 변경이 국제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