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급등·회식 축소에 일본 이자카야 폐업 위기
핵심 요약
일본 이자카야의 올해 상반기 파산이 118건으로 1989년 이후 같은 기간 최대를 기록했다. 비용 상승과 회식 문화 약화가 겹치며 직원 10명 미만 영세 사업자에 피해가 집중됐다. 가격 경쟁보다 대표 메뉴와 지역 사케, 특색 있는 경험을 내세운 차별화가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일본 이자카야 운영업체의 올해 상반기 파산 건수가 118건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9년 이후 1~6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파산 업체 가운데 직원 10명 미만인 영세 사업자가 90% 이상을 차지했다. 식재료와 공공요금, 임대료가 함께 오른 데다 회식 뒤 2·3차로 이어지던 음주 문화가 약해지면서 소규모 업소의 경영 부담이 커졌다. 올해 연간 파산 건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쿄 고토구에서 20여 석 규모의 ‘쿠라노스케’를 운영하는 마쓰바라 가즈노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손님이 돌아왔지만 수익성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쿠라노스케는 메뉴 수를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약 6개월마다 가격을 50엔씩 인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 메뉴에 쓰는 가다랑어 도매가격은 최근 2~3년 사이 3~4배로 뛰었다. 추가 인상은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늘어난 비용을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낮추려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계획도 업계에는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소비자가 이자카야 대신 슈퍼마켓의 조리 식품을 사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흐름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외식 체인과의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이자카야와 로바타야키 시장은 2035년 1조1000억엔으로 2019년보다 31% 축소되는 반면, 햄버거·라멘·회전초밥 등을 포함한 패스트푸드 시장은 같은 기간 58% 성장한 5조1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변화에 맞춰 이자카야의 생존 전략도 가격 중심에서 개성과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역과 가까운 입지, 저렴한 가격, 무제한 주류가 주요 경쟁력이었지만 최근에는 대표 메뉴와 지역 사케, 독특한 분위기와 서비스를 기준으로 매장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소비자가 이자카야 자체를 외면한다기보다 방문 목적과 선택 기준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비용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영세 업소에는 이런 수요 변화에 대응할 차별화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