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임대 공급, 규제와 저가 매입에 제동
핵심 요약
수도권 전·월세 상승 폭이 커졌지만 비아파트를 활용한 정부의 임대 공급은 계획보다 더디다. LH의 올해 1~4월 수도권 비아파트 확보량은 연간 목표의 10.4%에 머물렀다. 세금과 대출 규제, 전세 사기 이후의 기피 심리가 민간 공급과 매입 수요를 함께 위축시키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상반기 0.39% 상승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3.76% 뛰었다. 같은 기간 월세 상승률도 0.74%에서 3.39%로 확대됐다. 정부가 빌라와 오피스텔을 임대 물량의 대안으로 내세웠으나 대출·세제 규제로 민간 공급이 막힌 데다 공공 매입도 더디게 진행돼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비아파트 14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7만 가구를 2027년까지 착공하겠다고 제시했다. 민간이 지은 주택을 LH 등이 사서 임대하는 신축 매입 방식이 핵심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세대 수 한도를 300가구에서 500~700가구로 늘리고, 빈 지식산업센터의 오피스텔 전환도 2027년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생활숙박시설 1만실의 주거용 전환 역시 추진 중이다.
실제 확보 물량은 계획에 미치지 못한다. LH가 올해 1~4월 수도권에서 매입 임대용으로 확보한 비아파트는 3217가구로, 연간 목표 3만1014가구의 10.4%에 그쳤다. 연말에 매입이 몰리는 특성을 고려해도 속도가 낮다. LH가 재정 낭비 비판을 의식해 가격을 보수적으로 정하면서 민간 참여가 저조하고, LH 외에는 완공된 빌라와 오피스텔을 매입할 수요도 부족한 상황이다.
비아파트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매입해 청년 등에게 전·월세로 공급하고, 임차인이 목돈을 모아 아파트를 마련하는 주거 이동의 한 축이었다. 그러나 2021년부터 강화된 다주택자·법인 종합부동산세와 전세 사기 이후 확산한 기피 심리로 수요가 줄었다. 서울 비아파트 착공은 2021년 상반기 1만2762가구에서 올 상반기 3697가구로 감소했다. 지난해 6월 수도권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까지 전면 금지되면서 임대 공급 확대책과 금융 규제가 충돌하고 있다. 이진 한국디벨로퍼협회 정책연구실장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전·월세 공급자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