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진료 3분 만에 끝…처방 안전망 허점
핵심 요약
일부 의원에서 BMI와 병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수분 만에 위고비 처방전이 발급됐다. 정상 체중이나 저체중에 가까운 방문자도 별도 검사 없이 처방받는 사례가 확인됐다. 오남용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처방 단계의 환자 확인 체계 강화가 요구된다.
비만치료제 처방을 내건 일부 의원에서 체질량지수(BMI)와 동반 질환, 과거 병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수분 만에 처방전을 발급하는 현장이 확인됐다. 한 의원은 키와 체중을 토대로 BMI 27인 남성에게 위고비 시작 용량인 0.25㎎을 처방하면서 당뇨병 등 관련 질환이나 기존 복용 약, 부작용 위험을 별도로 점검하지 않았다.
진료는 2~3분가량 걸렸고 처방전을 받은 뒤 인근 약국에서 곧바로 약을 구할 수 있었다. 해당 약국은 약 400~500m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서울 최저가 수준인 4주분 30만원대로 판매됐다. 일부 약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재고와 가격을 알리고 있었다. 최소 5~6개월 투약을 이어가면 약값만 수백만원에 이를 수 있다.
위고비는 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나 고혈압·당뇨병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진료 현장에서는 정상 체중 또는 저체중에 가까운 방문자도 별다른 검사 없이 처방전을 받았다. 한 의사는 BMI가 중요한 기준이 아니라며 장기간 처방했고, 다른 의원도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을 자세히 살피지 않은 채 투약을 허용했다.
2024년 10월 국내 출시 이후 위고비 처방은 빠르게 늘었고, 8개월 동안 처방된 물량 가운데 20·30대가 52.9%를 차지했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자료만으로는 실제 처방량과 환자의 비만도, 기저질환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오남용을 막으려면 처방 단계에서 BMI와 병력, 복용 약, 담낭·췌장 관련 위험 등을 확인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