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과세 논쟁…투기 목적 선별론 부상
핵심 요약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증가 가능성을 둘러싸고 실수요자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입법예고에는 5375건의 의견이 접수됐고 정부는 개편안의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예외 규정보다 명백한 투기 목적만 제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긴 비거주 1주택 규제로 세 부담 증가가 예상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은퇴 뒤 현금흐름이 줄어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를 전세로 내주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사례처럼, 주택 한 채만 보유했어도 실제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을 위한 보호책이 없다는 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4일 등록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는 12일 오후 2시까지 5375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일시적 비거주와 투기 목적 비거주를 구분하고, 비거주 사유를 확인해 불가피한 사례에는 별도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나 저가 아파트를 보유한 실수요자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종합부동산세 공제액을 14억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이 확정된 내용은 아니라며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은 변경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법안을 수정한 뒤 국회에 제출하고, 입법 과정에서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불가피한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의 인정 요건이 넓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예외 사유를 사례별로 열거하는 방식은 기준을 계량하기 어렵고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원석 중앙대 교수는 다양한 비거주 사례를 정교하지 않은 규정으로 구분하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모든 비거주자에게 실거주 증빙을 요구할 경우 행정 비용이 커질 수 있다며, 명백한 투기 목적만 금지하고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