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미국 외교 충돌, 대사 비자 제재로 번져
핵심 요약
미국이 브라질의 신임 대사 아그레망 지연에 대응해 주미 브라질 대사의 비자를 취소했다. 브라질이 아그레망을 승인하면 비자는 즉시 복원되며 대사 추방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다.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을 비난한 밀레이 대통령에게 반발해 주브라질 아르헨티나 대사의 출국도 요구했다.
미국 정부가 4일 루이자 히베이루 비오티 주미국 브라질 대사의 비자를 취소하면서 미국과 브라질의 외교 갈등이 대사급 제재로 번졌다. 브라질은 6월 1일 신임 주브라질 미국 대사로 임명된 대니 페레스 전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에 대한 아그레망을 두 달 넘게 승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외교 인사 임명 지연에 대응한 상호주의 적용으로 규정했다.
페레스 지명자의 아그레망이 이뤄지면 비오티 대사의 비자는 즉시 복원된다. 비자 취소와 별개로 2023년 6월부터 재직해 온 비오티 대사를 미국에서 추방하지는 않는다. 쿠바계인 페레스 지명자는 같은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루비오 장관은 중남미 주요국을 상대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외교 마찰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이의 정치적 대립이 자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룰라 대통령의 정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룰라 정부는 올해 1월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과 2월 28일 이란 전쟁을 강하게 비판했고, 지난달에는 라일리 반스 미 국무부 차관보의 비자 신청도 불허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관계도 악화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상파울루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우파 자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자리에 참석해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 좌파 진영을 ‘쓰레기’와 ‘도둑’이라고 비난했다. 브라질은 4일 다니엘 라이몬디 주브라질 아르헨티나 대사의 출국을 요구하고, 아르헨티나 외교공관 대표의 지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과 밀레이 대통령은 10월 4일 브라질 대선에서 4선에 도전하는 룰라 대통령 대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정치적 후계자인 플라비우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