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보수화 물결 속 룰라 중심 뭉쳐…4선 도전
핵심 요약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10월 대선에서 4선에 도전하며 중도좌파 5개 정당 연합의 단일 후보로 나선다.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의 보수화 흐름 속에서 좌파 진영이 룰라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생존 전략을 택했다. 룰라의 건강 상태와 후계 구도 불투명 등 '룰라 이후'가 좌파의 장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0월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81)이 통산 4선에 도전한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8월 2일 노동자당(PT)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할 예정이며,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중도좌파 5개 주요 정당 연합의 단일 후보로 나선다. 남미 좌파의 상징적 인물인 룰라를 중심으로 여러 정당이 결집한 배경에는 브라질 사회의 뚜렷한 보수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컨설팅 업체 다르마의 크레오마르 데 소우자 컨설턴트는 소셜 미디어에서 효과적인 프레임을 구축하지 못하면서 좌파의 입지가 좁아졌고, 승리를 위한 선택지가 거의 남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각 정당이 룰라의 선거 캠프에 합류함으로써 그의 정치적 자산과 선거 영향력에 기대어 설 수 있는 이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룰라 대통령은 안정적인 경제 기조와 물가 흐름에 힘입어 대선 1·2차 투표 여론조사에서 강경 우파 정치인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브라질뿐 아니라 중남미 전역에서 우경화 바람이 거세다. 지난 수년간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에콰도르, 페루, 콜롬비아 등 주요국에서 연쇄적으로 우파 정권이 들어섰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으로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책 '거울 속에 브라질'을 쓴 펠리페 누네스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4~2023년 스스로를 우파라고 생각하는 브라질 국민은 26%에서 37%로 늘어난 반면, 좌파라고 응답한 비율은 29%에서 23%로 줄었다. 현재 중남미에서 중도 좌파로 분류되는 주요 국가는 브라질, 멕시코, 우루과이 정도다.
좌파 진영의 결집은 단순히 진영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극우 득세라는 우파 지형 변화에 대응한 생존 전략으로 읽힌다. 노동자당의 에뎅 발라다리스 공보비서관은 현 정국을 좌파의 쇠퇴라기보다 극단적 양극화로 봐야 한다며, 전통 우파가 입지를 잃고 극우가 부상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좌파가 단결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좌파의 최대 고민은 '룰라 이후'다. 룰라가 4선에 성공해도 임기 종료 시 80대 중후반이며, 올해 피부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페르난두 아다치 전 재무부 장관, 카밀루 산타나 전 교육부 장관 등이 차기 주자로 거론되지만 룰라의 위상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