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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열선 너머로 저무는 폭염
핵심 요약
달아오른 자동차 뒷유리에 태양과 뭉게구름이 겹쳐 비쳤다. 주황빛 열선은 폭염의 하늘을 가르는 붉은 격자처럼 보였다.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자 달궈진 아스팔트에도 서늘한 바람이 찾아왔다.
지열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한낮, 뜨겁게 달아오른 자동차 뒷유리 안에 눈부신 태양과 높이 솟은 뭉게구름이 한 장면으로 맺혔다. 유리 위를 가로지르는 주황빛 열선까지 겹치면서, 폭염에 잠긴 하늘은 촘촘한 격자 안에 붙잡힌 듯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겨울철 차가운 유리에 낀 서리를 녹이는 열선은 이날 전혀 다른 인상을 드러냈다. 강한 햇볕을 받은 뒷유리에서는 붉은 철창처럼 보였고, 그 선들은 태양과 구름이 펼쳐진 하늘을 여러 칸으로 나눴다. 계절에 따라 같은 장치가 온기와 더위라는 상반된 풍경을 만든 셈이다.
자동차 유리의 격자 너머로는 아파트 창문들이 이어져 있다. 폭염의 한가운데 선 도시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공간과 방식으로 거센 여름을 견디고 있다. 달궈진 자동차와 아스팔트, 눈부신 햇빛, 솟구친 구름은 한낮의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창문이 늘어선 아파트는 그 계절을 통과하는 일상의 자리를 비춘다.
한낮의 열기가 오래 머무는 듯해도 태양은 붉은 열선 너머에서 서쪽으로 천천히 기울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아스팔트 위에도 마침내 서늘한 바람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격자 속에 갇힌 듯했던 태양이 저물고 하루의 더위가 물러나면서, 사람들의 여름도 다시 하루만큼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