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킹 자금 28억 달러, 중국계 세탁망 거쳐 환전
핵심 요약
북한이 21개월간 최소 28억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 바이비트에서 빼낸 15억 달러는 중국계 범죄 네트워크 등을 거쳐 전액 현금화됐다. 현금 전환 단계의 감시 사각지대를 줄이는 일이 제재 대응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북한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21개월 동안 최소 28억 달러, 약 3조96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 확보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나 경화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자금세탁책과 장외 거래상, 개인 간 거래상 등 중국 국적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제3자 범죄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활용했다.
2025년 2월 발생한 바이비트 거래소 해킹에서는 단일 사건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15억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이 유출됐고, 탈취 자금은 같은 해 9월까지 전액 현금화됐다. 바이비트는 북한과 라자루스 그룹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현실적인 배상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킹 자금이 짧은 기간에 모두 환전된 사실은 현금화의 마지막 단계에 감시 사각지대가 남아 있음을 드러냈다.
현금화 조력자들은 자금을 신속히 옮기기 위해 24시간 활동했으며, 동남아시아에서 낮은 가격에 확보한 자금 인출책 계좌도 핵심 수단으로 사용했다. 계좌 명의자는 주로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출신이었다. 은행 감시망을 피하려고 거래를 건당 최소 3만 달러 수준까지 잘게 나누는 방식도 동원됐다. 장외 거래상에게 받은 법정화폐는 중국 은행이 발행한 유니온페이 카드를 거쳐 북한이 통제하는 은행 계좌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북한은 가상자산 탈취와 현금화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조달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북한 정보기술 노동자들의 위장 취업 시도도 빈번해 미국 기술기업과 정부·민간 부문이 대응에 나선 상태다. 북한이 이미 구축된 자금세탁망에 더 깊이 의존하는 만큼, 탈중앙화 서비스를 거친 세탁뿐 아니라 가상자산이 실제 현금으로 전환되는 단계까지 추적할 수 있는 가시성을 높이는 일이 제재와 차단 대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