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식 국호 사용론, 평화 관리와 분단 고착 우려 교차
핵심 요약
북한의 공식 국호 사용을 평화 관리와 신뢰 구축의 출발점으로 검토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통일 포기로 오해받거나 적대적 두 국가론과 분단 고착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언론·학술 분야의 과도기적 대안으로 ‘북한’과 ‘조선’을 함께 표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조선’으로 부르는 방안을 둘러싸고 평화 공존을 위한 상호 인정이라는 기대와 통일 포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공존과 북한 국호 사용’ 세미나에서는 공식 국호 사용이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남북문제를 제3국 사이의 영토·외교 분쟁으로 축소할 위험까지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의석 한국정치학회 부회장인 성신여대 교수는 국호 변경만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나 적대적인 대남 태도가 달라진다고 보장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공식 국호 사용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구상에 동조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져 분단을 고착할 수 있고,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과 충돌하거나 국내 갈등을 키워 사회 통합을 저해할 가능성도 우려 사항으로 제시했다.
공식 국호를 쓰는 방안에는 남북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평화를 관리하고 신뢰 구축의 출발점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부여됐다.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와 국민 인식에도 무대응이나 현상 유지에 머물면 대북 정책의 실효성이 약화되고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술회의를 중심으로 시작된 전문가 논의를 일반 시민에게 넓히기 위해 국민 공론화 조사와 사회적 숙의를 추진하자는 제안도 이어졌다.
언론과 학술 분야에서는 과도기적 대안으로 ‘북한’과 공식 국호인 ‘조선’을 병렬 표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장용훈 기자는 한 표현을 곧바로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기보다 두 명칭을 함께 사용하면 국민의 정서적 거부감을 줄이면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5년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가 만든 보도제작 준칙은 상대방의 국명과 호칭을 그대로 쓰는 원칙을 담았지만 현재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실제 적용에는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과 북한의 호응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