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모인 세계 도서관계, AI 시대 해법 모색
핵심 요약
세계도서관정보대회가 115개국 관계자 3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부산에서 개막했다. 참가자들은 AI의 장서 데이터 수집과 검열, 문화유산 훼손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44개국 국립도서관장은 11일 도서관계의 위기와 전망을 담은 부산 선언을 선포할 예정이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가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이 매년 여는 이 국제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된 것은 2006년 서울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115개국에서 온 도서관 관계자 3천여 명은 인공지능(AI)의 데이터 수집과 검열, 전쟁으로 인한 문화유산 훼손 등 도서관계가 직면한 위기와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개막일 세션에서는 AI 기업의 무차별적인 장서 데이터 수집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30년간 정보 업무를 맡아온 주디스 콩클린 최고정보책임자는 AI 기업이 계속 존재할 것이라면서도, 공공도서관의 데이터 이용을 열어두는 동시에 정보망을 지킬 방어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독일·싱가포르·카타르·노르웨이 도서관은 데이터베이스망 피해와 대응 사례를 공유하며 안전한 공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도서관과 기존 검색 엔진은 소장 자료의 폭넓은 이용이라는 공통 이해를 바탕으로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AI 기업의 대규모 크롤링은 디지털 인프라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면서 새로운 갈등을 만들고 있다. 아리프 샤온 카타르 국립도서관 박사는 문화유산을 최대한 개방하면서 기반 시설까지 보호해야 하는 어려움을 짚고, 아직 확실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92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해 올해 90회를 맞은 대회는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을 슬로건으로 13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레슬리 위어 IFLA 회장은 정보와 지식의 불평등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도서관이 위험을 감수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11일에는 남영준 신임 국립중앙도서관장을 포함한 44개국 국립도서관장이 위기와 전망을 담은 ‘부산 선언’을 선포할 예정이다. 개막일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사막 경관을 살려 지은 메사 게이트웨이 도서관이 올해의 공공도서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