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숙소서 중국인 추행한 일본인 징역형 유예
핵심 요약
부산의 숙소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추행하고 소지품을 훼손한 일본인 남성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90만 엔 합의 가운데 50만 엔이 지급된 사실만 제한적으로 형량에 반영했다. 범행의 죄질과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 피고인의 반성과 자진 입국 등 여러 사정이 함께 고려됐다.
부산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잠든 중국인 관광객을 강제로 추행하고 피해자의 소지품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일본인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12일 강제추행 등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도 결심공판에서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A 씨는 지난 4월 15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고 있던 20대 중국인 여성 관광객 B 씨의 머리를 만진 뒤 자신의 신체 부위를 노출하고, 피해자 주변에 소변을 보는 방식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B 씨의 캐리어와 옷 등에 소변을 봐 훼손한 혐의도 적용됐다. 피해자는 사건 직후 중국 SNS 웨이보에 피해 사실을 공개했고, 해당 게시물은 수천만 회 조회되며 중국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A 씨 측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90만 엔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합의금 90만 엔을 세 차례 나눠 지급하기로 약속했으며 현재까지 50만 엔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B 씨 측은 언어 장벽과 사건 직후의 취약한 심리 상태에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가 작성됐다며 이를 형량 결정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과 경위가 불량하고 피해자가 외국에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을 들어 A 씨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건 직후부터 사죄하며 반성한 점, 일본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의 조사 요청을 받고 자진 입국해 수사에 임한 점을 고려했다. 합의 자체는 제한적으로 평가하고 일부 금액이 지급된 사실만 참작했다. A 씨가 한국어로 소통하기 어려운 외국인이어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은 부과하지 않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 명령도 면제했다. 귀국 뒤 자진 입국한 이후 출국이 정지돼 호텔과 고시텔 등에서 생활해 온 사정도 형량 결정에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