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세계유산위원회, 글로벌 협력 새 장을 열다
핵심 요약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며 28건의 유산 등재를 승인했다. 부산 선언 채택으로 국제 협력과 디지털 전환이 세계유산 의제에 공식 포함됐다. 한국은 갯벌 확장 등재와 글로벌 헤리티지 포럼 제안으로 문화 외교 리더십을 강화했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가 부산에서 11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세계유산 거버넌스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 한국은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처음으로 이 회의를 유치해 문화 외교의 리더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회의에는 162개국 대표와 3,000명 이상의 등록 참가자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부산 벡스코에 마련된 한국관은 13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해 국민적 관심을 입증했다.
회의 기간 동안 세계유산위원회는 28건의 유산 등재 및 변경을 승인해 세계유산 총수를 173개국 1,273곳으로 확대했다. 특히 코모로, 남수단, 상투메프린시페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유산이 탄생한 점은 세계유산이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자산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의 경우 전남 여수·고흥·무안과 충남 서산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에 추가 등재되어 자연유산의 가치를 한층 강화했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유산은 '부산 선언' 채택이다. 무력 충돌, 기후변화, 자연재해, 무분별한 개발로 문화·자연유산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부산 선언은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네스코의 전략 목표에 '협력'을 새로 추가했다. 또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유산 보존에 미치는 영향과 윤리적 과제를 국제 의제로 공식화해 21세기 유산 논의의 선두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사도광산 결정에서도 한국인 강제노동 피해자의 경험을 포함한 전체 역사 맥락의 제시가 강조되어, 유산 해석이 역사적 복잡성을 포용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를 보여줬다.
부산 선언의 정신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이 제안한 '글로벌 헤리티지 포럼'은 선언의 원칙을 구체적 국제 사업으로 전환할 유망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협력 연구, 디지털 보존 확대, 개발도상국 기술 지원, 지역사회 기반 보존 모델을 주도함으로써 유산 보호의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부산 회의가 단순한 성공적 개최를 넘어 세계유산 보호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선언의 협력 정신이 국제적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