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극, 납치·살인 품고 장르물로 확장
핵심 요약
부부 드라마가 납치·살인·이중생활을 결합한 스릴러·액션 장르로 확장하고 있다. ‘결혼의 완성’과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유부녀 킬러’가 극한 상황 속 부부의 균열과 생존을 다룬다. 장르적 자극을 넘어 결혼과 관계의 의미를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지가 지속적인 공감의 관건이다.
방송가의 부부 드라마가 치정과 불륜을 넘어 납치·살인·이중생활을 결합한 장르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갈등을 겪는 부부를 익숙한 감정극 안에 머물게 하지 않고 생존과 추적, 반전이 이어지는 극한 상황에 밀어 넣어 관계의 균열과 인간 본성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다.
지난달 첫선을 보인 KBS 2TV ‘결혼의 완성’은 술에 취한 남편이 대리운전 기사에게 아내를 없애달라고 말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이를 실제 부탁으로 받아들인 기사가 아내를 납치하고 10억 원을 요구한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도 불륜에서 출발하지만 목숨을 건 생존극으로 전개된다. 웹툰 원작 MBC ‘유부녀 킬러’는 킬러 아내와 그의 뒤를 쫓는 기자 남편을 앞세워 가정과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을 충돌시킨다.
이 같은 변화는 중장년층의 관심이 큰 부부 소재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 인기를 얻은 스릴러·액션 문법이 접목된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작품들이 도덕적 과오와 정서적 상처, 감정의 폭발을 중심에 뒀다면 최근 드라마는 극단적인 선택과 생존의 갈망, 예상 밖의 면모를 복합적으로 보여준다. 물리적 액션과 추적, 반전이 더해지면서 일상의 애환을 지닌 인물에게 감정이입하는 효과와 장르적 카타르시스도 함께 커진다.
여성 킬러처럼 상황을 주도하는 캐릭터는 위기에 끌려다니는 데서 벗어나 직접 돌파하는 대리 체험을 제공한다. 다만 자극적인 설정만으로는 지속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혼을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노력해야 하는 과정으로 그리며 보편적인 관계의 가치를 되짚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는 19일 시작하는 KBS ‘그래 이혼하자’는 이혼을 앞둔 웨딩드레스 숍 대표 부부의 현실적인 갈등을 통해 위태로운 관계의 또 다른 면을 비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