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별 인간 게놈 지도 첫 완성…질환 변이 추적 길 열려
핵심 요약
부모에게서 각각 물려받은 약 60억개 염기의 인간 이배체 게놈 지도가 처음 완성됐다. 기존 지도에 없던 약 9억개 서열과 암·신경계·희귀 유전질환 관련 영역이 확인됐다. 해독 비용은 약 5천달러로 낮아져 정밀 진단과 개인 맞춤 치료 활용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국립인간게놈연구소, 국립표준기술연구소 등이 참여한 T2T 국제 공동 연구진이 한 사람의 모계·부계 유전체를 분리해 전체 서열을 재구성했다. 23쌍의 염색체에 담긴 약 60억개 염기를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계통별로 구분한 첫 완전 이배체 게놈 지도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셀’과 ‘셀 게노믹스’ 등에 논문 12편으로 공개됐다.
분석에는 부모와 아들로 구성돼 부모의 유전정보가 확보된 생존 인간 게놈 기준물질 ‘HG002’가 쓰였다. 연구진은 기존 지도에 없던 약 9억개의 염기서열을 추가로 확인했다. 전체 60억개 염기의 약 15%에 해당하며, 새 서열에서는 암과 신경계 질환, 희귀 유전질환에 연관된 미확인 유전자 영역도 발견됐다. 유전 질환을 일으키는 변이가 부계와 모계 중 어디서 비롯됐는지 정밀하게 추적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T2T 컨소시엄은 2022년 기존 인간 게놈에서 공백으로 남았던 마지막 8%를 해독했지만, 당시 지도는 염색체 쌍의 서열이 거의 같다는 전제에서 한쪽 계통을 중심으로 구성돼 약 30억개 염기만 담았다. 이번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서 각각 받은 두 서열을 모두 해독했다. 아담 필리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앞선 작업이 퍼즐 한 판을 완성한 것이라면 이번 연구는 뒤섞인 부모의 조각으로 두 판을 동시에 맞춘 작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60억개 전체 서열을 해독하는 비용은 약 5천달러, 한화 68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에 들어간 50억달러, 약 6조8000억원의 100만분의 1 규모다. 같은 기술로 마카크원숭이, 마모셋, 얼룩말핀치, 쥐, 말, 당나귀, 기린 등 척추동물의 게놈도 재구성했다. 연구진은 인간과 동물 게놈을 인공지능으로 함께 분석하면 어린이 희귀 유전질환 진단과 개인별 치료 계획의 정확도를 높이고, 출생 때 완전한 개인 게놈을 의료 기록에 넣어 평생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