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치우친 공정과세…금융자산 형평성 쟁점
핵심 요약
재정학자들은 부동산 중심의 세 부담 강화만으로 공정 과세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고액 자산가의 금융자산과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의 담세력 기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비거주 주택 공제 축소가 임대주택 공급과 세입자에게 미칠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인상을 중심으로 세제 개편안을 내놓자 재정학자들은 ‘공정 과세’의 기준과 범위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에만 세 부담을 집중할 경우 자산 재분배라는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어려운 만큼, 고액 자산가가 보유한 주식 등 금융자산까지 함께 살펴 과세 형평성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재정학회가 5일 연 ‘2026년도 세제 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공정성의 판단 기준과 적정 보유세 수준, 정책 목표가 소득·부의 재분배에 한정되는지 부동산 가격 안정까지 포함하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은 가계의 전체 자산 구성과 부동산·금융자산 사이의 이동 가능성을 반영한 장기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고액 자산가일수록 금융자산 비중이 훨씬 높아 주택만 중과세하면 재분배 효과가 약해진다고 진단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에 무게를 두도록 바꾼 방안에도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투기로 5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경우와 10년 이상 실거주한 뒤 같은 규모의 차익을 거둔 경우 모두 담세력은 같다고 봤다. 차익이 동일한데 거주 여부를 근거로 세 부담을 달리하는 것은 담세력 기준의 공정 과세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비거주 주택의 장기 보유 공제를 축소하면 임대시장과 세입자에게 부담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동안 실거주하지 않는 소유자에게도 보유 공제를 인정한 배경에는 전월세 임대주택 공급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었는데, 공제를 없애면 공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이 1세대 1주택 실거주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만큼, 세입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해 공정 과세에 부합하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