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 외길 끝에서 되새긴 최춘선의 삶
핵심 요약
김상우 경남동부보훈지청장이 공로연수를 앞두고 보훈 공직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독립유공자 최춘선 목사의 생애를 뒤늦게 확인했다. 최 목사의 독립운동과 통일을 향한 헌신은 남은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는 기준이 됐다.
김상우 경남동부보훈지청장이 공로연수를 앞두고 마지막 공직 생활 중 맞는 광복절을 계기로 보훈 공직의 의미를 되짚었다. 오랜 기간 보훈 업무에 매진한 그는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뜻을 다시 새기며, 남은 공직 생활을 책임 있게 마무리하겠다는 마음을 밝혔다. 그 회고의 중심에는 독립유공자 최춘선 목사와의 우연한 만남이 자리하고 있다.
김 지청장은 2000년대 초 IMF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겨울, 수원에서 서울 삼각지로 출퇴근하던 지하철 안에서 맨발의 노인을 목격했다. 노인은 매서운 추위에도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모자와 가슴에 유관순·안중근과 분단 문제를 언급한 문구를 달고 전도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낯선 모습으로 지나쳤지만, 훗날 김우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를 보고 그가 최춘선 목사였음을 알게 됐다.
최 목사는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해 와세다대학교를 졸업했고 한국어·중국어·일본어·영어를 구사했다. 일제강점기 임시정부 광복군 제3지대 간부로 활동해 독립유공자로 지정됐으며, 광복 뒤 김구와 함께 귀국했다. 이후 신학을 공부해 목사가 된 그는 김포에 교회를 세우고 사역했다. 1970년대에는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맨발로 걷겠다고 서원한 뒤 생을 마칠 때까지 신발을 신지 않고 전도와 통일 운동을 이어갔다.
최 목사의 독립운동 경력과 김구와의 동행은 김 지청장이 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김 지청장은 독립기념관과 유관순기념관, 대전현충원을 잇는 호국순례를 기획하면서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된 최 목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공직을 마무리하는 지금, 그는 조국을 사랑하고 이웃과 사회를 보듬었던 최 목사의 생애를 공직자의 자세를 비추는 거울로 삼아 마지막 업무까지 충실히 수행할 뜻을 다졌다.